밤편지의 감성이 무엇인지는 안다. 그걸 아침에 읽었을 때의 느낌 역시 안다. 그렇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중요한 것은 밤편지를 근래에 쓴 적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밤편지를 썼던 일은 6~7년 전쯤이 마지막인 것 같고.. 그 사실은 여러모로 내게 의외의 사실을 발견한 느낌이다. 좀 충격이기도 하고...
스스로 '감성파'라고 여기던 나에게 밤의 편지가 없었다는 것은 이제 다시 스스로를 평가할 시기가 아닌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게...
다...
체력 때문이다.ㅋㅋㅋㅋㅋㅋ
밤에 깨어 있어야 뭘 쓰든 할 텐데 닭도 아니고..ㅋㅋ나는 어두워지면 자고 밝아지면 눈을 뜨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단지 일에 치여서, 피곤해서 그런 게 아닐까 했는데.. 백수가 되고서도.. 나는 밝아지면 눈을 뜨고 어두워지면 잠을 잔다.ㅋㅋㅋ 일찍 연락한 친구는 답장이 바로 오는 것을 보고 백수가 뭐 이리 부지런하냐며ㅋㅋㅋ 그러게.. 나 왜 이럴까?
밤의 잡념들은 어느 순간 내 곁을 떠났고. 난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들이 있어야 밤 편지를 쓸 수 있는 것 같다.
또 한 가지 드는 생각은 어쨌든 밤편지는 어떤 애정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꼭 애정표현이 아니더라도 어떤 서운함, 아쉬움, 혹은 분노까지도 일말의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궤변을 늘어놓자면 애정도 체력에서 나오는 것이다.ㅋㅋㅋㅋ
그래서 아쉽게도 밤편지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려면 6~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마지막 밤편지는 더 이상 보낼 수 없는 사람에게 쓴 편지였다. 반대로 더 이상 보낼 수 없으니 이 편지를 쓰는 지금 수신자는 이것을 읽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망상을 가지고 썼던 편지. 그것은 그래서 어쩌면 나에게 쓰는 편지였을지도 모른다. 밤에 쓰는 편지는 원래 그렇게 뭔가 좀 이상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냥 무엇을 써서 보내는 게 좋아 시시콜콜한 얘기를 썼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시시콜콜한 얘기 중에는 '나는 지금 새벽 0시 00분에 00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어 너도 이 편지를 새벽 0시 00분에 00 노래를 들으며 읽어주길 바래'라는 얘기도 썼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렇게 밤편지를 쓸 때가 있으면 아무런 생각 없이 자는 날들도 있는 거지.. 하고 생각이 든다. 모든 일엔 때가 있다는 말이 이렇게 생각나고 그때들이 나의 인생의 계절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