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덕목, 소비자의 심리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통계를 보는 능력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는 수치(이를테면 통계)는 살아가는 것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허나 자칫 개념을 헷갈린다면 왜곡된 해석을 내놓거나, 분석의 목적을 잃은 상태에서 수치를 위한 수치를 내놓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심리학과 통계학을 자세히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소비 시장'에서 기획자가 이 두 학문의 핵심을 이해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관상은 과학이다'라고 우스갯소리로 언급합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관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관상적 특징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곤 합니다. 이는 대부분 개인의 경험이나 관찰에 기반한 것으로, 특정한 행동 양식이나 관상적 특성을 일반화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인식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통계를 다루거나 추론하는 것은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서는 깊은 의미를 가집니다. 통계학은 크게 기술통계와 추론통계라는 두 분야로 나누어 접근합니다. 기술통계는 "이 데이터 집합 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특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데이터 내의 경향성이나 패턴을 요약하고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에, 추론통계는 "이 표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모집단에 대해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합니다. 결론을 도출하여 모집단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추론하는 것이 모델링의 주요 목적입니다.
분석 대상 중 어떠한 외적 특징을 보이는 사람들 중 65%가 고소득층에 속한다는 정보는 기술통계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이 정보는 구체적인 사례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추론통계는 어떠한 외적 특징을 보이는 사람들 중 65%가 고소득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해당 소비 패턴과 소득 수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일반화)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론통계는 연구자가 아닌 이상 물리적 제약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통계에서 나온 통계량을 기반으로 휴리스틱이 첨가된 의사결정을 내리곤 합니다. '휴리스틱'은 '어림법' 혹은 '발견법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증명 없이 경험이나 직관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해결책을 유추해내는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빠르고 효율적인 연산 과정을 가능하게 하므로, 인공지능(AI) 기술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미인점'이 있는 연예인은 외적으로 매력적이다 라고 인지되어 왔고, '원조'라는 단어가 사용된 식당은 맛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유기농'이라는 표현은 해당 음식이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게 합니다. 이처럼 일상에서 우리는 세심하게 관찰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종종 추정을 통해 판단하곤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신속할 수 있지만 때때로 왜곡된 해석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자나 시장 조사를 진행하는 컨설턴트는 통계학적 기법을 활용합니다. 반대로,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직관과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업종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사 담당자, 일부 창업가들도 때때로 통계보다는 휴리스틱(경험적 방법)을 선호합니다.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데이터를 근거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을 때, 어떤 이들은 직감을 믿고 추진하여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통계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창업가가 실패하는 현실을 보면, 통계적 접근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됩니다.
마케팅을 포함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오랜 기간동안 데이터의 중요성과 이와 관련된 스킬들이 주목받곤 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기반 전략이 무조건적으로 맞는 것은 아닙니다. 휴리스틱에 기반한 직관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습니다.
휴리스틱 방법론은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주 접하는 1+1 또는 2+1 프로모션도 휴리스틱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구매자에게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거나 "2개가 필요했는데 1개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심리적 반응을 유도합니다. 생산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묶음 판매가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대량 판매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객이 제값을 지불하고 2개나 3개를 구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무설탕"이라는 표시가 있는 상품을 볼 때, 이것이 저칼로리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천연당이나 첨가당이 포함되어 있어 설탕이 함유된 제품과 큰 칼로리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2000년대 말, 성형외과에서 인기 있던 시술 중 하나는 바로 미인점이었습니다. 이는 휴리스틱 이론을 통해 소비자에게 "미인점을 통해 관상적으로 아름다워지고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입니다(관련 기사).
이러한 방법은 소비자가 빠르게 결정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리스틱 이론을 활용한 기획은 대중들로 하여금 그들의 인지적 편향과 확증 편향을 이용하는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획자의 의도가 드러나는 순간 소비자의 결정을 조작하는 "상술"로 여겨질 위험이 있다는 말입니다.
앞서 언급한 추론 통계는 기본적으로 예측을 목표로 합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최대의 Output을 최소의 Input으로 변환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최적화’의 문제입니다. 요약하자면, 기획자가 어떤 기획을 진행하기에 앞서 가장 효율적인 방향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통계 기법을 필요로 하는 순간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하는 경우, 선형 회귀 분석을 통해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분석 대상 및 변수 설정이 필요합니다.
[ 분석 대상과 마케팅 목적 정의 ]
최대의 결과(아웃풋)을 얻고자 하는 대상. 예를 들어, 웹사이트 방문자 수 증대와 같은 목표.
[ 변수 선정 및 모델링 ]
아웃풋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델. 예를 들면, 웹사이트 방문자 수를 최대화할 수 있는 예산 전략 (가중치 값을 조정하는 모델링 포함)
통계 기법을 활용하면,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들 즉, 얼마나 가중치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혹은 내가 생각하는 변수 자체가 목표와 관련성이 없을 수도 있는지 등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광고나 마케팅 활동의 비중을 조절하여 기획하는 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통계는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지만, 데이터 해석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해석하는 경우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휴리스틱 방법론은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으나, 이는 때로는 긍정적인 후광 효과를 낳지만, 다른 경우에는 부정적인 낙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글을 마무리하며 토머스 키다의 『생각의 오류』(링크) 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자신의 기대나 믿음에 부합하는 것만을 보고 믿는 경향, 즉 확인 편향과 같은 인지적 오류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휴리스틱에 기반해서 생각하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