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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생일보다 값진 축하의 의미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생일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으로부터,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한 후에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으며 때로는 선물과 함께 식사를 대접받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일의 중요성이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어린 시절에는 가족들이 나만을 위해 준비해 준 생일 축하가 기쁘고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생일을 기념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되묻게 된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는 아내에게 조용한 생일을 보내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이자 가장에 대한 예의라며 생일을 기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아이들이 어른을 챙기는 버릇을 기르는 데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한편으로는 아내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형식적인 생일 축하는 무의미하다고 느껴진다. 진심 어린 축하가 아니라 단순한 연례행사처럼 여겨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축하할 일은 종종 생긴다. 직장에서는 승진을 하거나, 사업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학생이라면 중요한 미션을 완수했을 때, 그때야말로 진정으로 축하받아야 할 순간이 아닐까?


물론 태어난 것은 경이롭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형식적인 축하는 그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축하할 만한 순간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축하는 성장했을 때의 축하다. 우리는 성장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는 존재이므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발전해야 한다.


얼마 전 우리 딸아이가 유니스트에 입학했다. 정말 축하할 일이다. 노력의 결실이 맺어진 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큰아들이 군대에 입대했을 때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생각과 달리 군 생활을 잘 해내고 있다. 이제 곧 휴가를 나온다고 하니 그 또한 기쁜 일이다. 나는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의미 있는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사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공부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쿠홈'이라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배우는 과정에서 재미도 느끼지만 어려움도 따른다. 하지만 나는 반드시 마스터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완전히 익혔을 때야말로 진정한 축하를 받을 만한 순간이 될 것이다.


이렇듯 나는 단순한 형식적인 축하보다, 우리가 서로 성장한 부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부터라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축하의 의미를 재해석하여 성장의 관점에서 축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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