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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역할, 인기가 아닌 책임

착한 콤플렉스를 넘어서

오늘 새벽 1시 30분, 또다시 잠에서 깼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회사 운영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할 말을 가려가며 소위 ‘좋은 대표’로 남으려 했다. 그러나 그 결과로 회사 내부에는 여러 문제가 싹트기 시작했다. 근태 문제, 업무 태도, 그리고 직원 간의 불만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우리 회사는 아직 작은 기업이다. 큰 회사처럼 직원들에게 풍부한 복지와 혜택을 제공할 수 없는 현실이다. 손익분기점조차 넘지 못한 상황에서 혜택을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이런 한계 속에서도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휴가 제도를 도입해 개인의 삶을 존중하려 했고, 이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제도의 취지는 “일할 땐 집중하고, 쉴 땐 충분히 쉬자”였지만, 실제로는 경쟁적으로 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업무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 실패의 원인을 돌이켜보면 결국 나에게 있었다. 대표로서 나는 ‘착한 콤플렉스’에 빠져 있었다. 직원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과도한 배려와 감정적인 판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표는 직원들의 인기를 얻는 자리가 아니라, 고객과 시장에서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자리다.


대표가 직원들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것을 들어주고 마음을 얻으려 했던 나의 방식은 옳지 않았다. 진정한 사랑은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데 있다.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한 배려가 아니라, 직원들의 일탈을 바로잡고, 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지만, 때로는 꾸지람과 엄격함도 필요하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회사는 반복적으로 같은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대표는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농담을 주고받는 사람이 아니다. 대표는 방향을 제시하고, 회사를 이끌어가는 자리다. 특히 빌드세이버를 론칭하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과거의 실패가 다시 반복되고 있음을 느낀다. 금요일 휴무를 내던 한 명의 직원으로 시작된 일이 점차 절반 이상의 근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방관하다 보면 회사의 기강은 다시 무너질 것이다.


나는 결심했다. 이제는 할 말을 당당히 하고, 필요할 때 엄격하게 대하는 대표가 되기로. 직원들에게 혼낼 때는 혼내고, 칭찬과 보상을 줄 때는 아낌없이 주는 기준 있는 리더가 되기로 했다. 대표가 직원들의 눈치를 보면 리더들 또한 눈치를 보게 된다. 대표가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야 리더들은 ‘토끼’로서 직원들을 부드럽게 대할 수 있다. 대표의 역할을 리더에게 떠넘기던 내 과거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이제야 깨달았다.


현명함과 결단력을 겸비한 대표가 되는 것. 이것이 나의 목표다.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회사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리더로서 다시 한번 각오를 다져본다. 오늘도 잠을 설쳤지만, 이 결단이 회사와 나 자신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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