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아이의 첫 시
하늘은 푸르다
늘 예쁜 강
봄은 봄이다
꽃나무는 나에게 말했다
너는 좋겠다
늘 걸어다니고 뛰어다니니
산, 강, 자연이다!
눈을 감으니
물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은 뛰어다닌다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 자리에 앉았다.
경치값을 포함했다손 치더라도 과한 음료 가격에
조금은 툴툴대기도 했다.
아이는 그림을 그렸다.
남편이 따라 펜을 들었다.
짐빔 하이볼의 달달함에 취한 나도 종이를 꺼냈다.
셋이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렸다.
가장 공들여 꼼꼼히 그림을 그린 아이는
뭔가 허전하다며 시를 적어야겠다 했다.
시라는 걸 나는 알려준 적이 없는 것만 같은데...
아주 조금의 기대도 하지 않았던 걸 인정한다.
부끄러운지 얼핏 지나는 우리의 시선에도
황급히 손으로 가리며 완성한 시.
일곱살, 아이의 첫 시가 완성되었고
나는 음료 가격에 투덜댔던 걸 바로 후회했다.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