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에서 총선이 있엇다.
거의 2/3이상을 넘는 비율로 여당(아베정권)이 승리했는데, 이를 분석함에 있어서 야당의 제1주자였던 희망당이 야당의 의견을 한데 모으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아보인다. 상세한 공약내용은 모르지만 TV에서는 이번 총선의 쟁점이 되었던 것은 헌법을 개헌하느냐 마느냐에 크게 초점이 맞추어져있다고 하는데 (일본 군대인 자위대랑 관련이 있다고는 하는데 자세히 모르니 생략) 사람들이 과연 그 공약을 보고 찍었는지는 증명할 방법이 없다. 오히려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몸으로 와닿는 교육비 / 세금 / 고령화시대 대비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귀가하는 길에 아직 남아있는 총선 포스터를 우연히 보았다.
야당의 제1주자였던 희망당의 포스터였는데 "일본을 리셋"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국도 몇번의 리셋을 경험 한/할뻔했던 나라라서 "리셋"이라는 단어가 인상깊게 다가왔는데,
예를들어 몇년전에 유명학자/사업가였던 분께서 한국을 1부터 10까지 모두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보겠다고 주장을 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1) 모든 것을 새롭게 혁신한다는 것이, 그 결과가 꼭 더 좋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으며
2) 지금까지 현장에서 조직에서 쌓아온 경험치가 기반이 되어 만들어지는 공약은 일반인에게는 더 현실감이 있게 들리기 마련이며
3) 그러한 관성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꼭 기존의 조직/제도/사람이 좋다는 것은 아니고, 모두다 뒤없어버리겠어! 라는 정신이 꼭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 물론 얼마 전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정권을 싸그리 바꾸게 된 사건은 필요충분조건이었다고 보지만)
지난주 지인과 연애 상대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급 화제 전환?) 결국 그 어떤 조건보다도 사실 "상황이나 삶의 변화에 맞추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그 변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왜냐면 전혀 다른 두사람이 함께 만나 잘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 아닐까
? 아무리 서로 열정적으로 불타오르더라도, 너무 다를 수 밖에 없는 두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켜나아가야 한다.
옳거니! 바로 그거다.
사실 야당의 1부터 10까지 모두 바꿔버리겠어 라는 의견에 조금 회의적인 것도,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즐기면서(=효율적으로) 빠르고 명확하게 변화해 나아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미 관성에 젖어 혹은 내눈에 보이지 않아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정치가와 일반 시민이 아닐까. 리셋은 쉽다. 다 지우고 새로 쌓으면 되니까. 변화가 더 어렵다. 치열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에.
VR연구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디지털 세계에 익숙해져서 "리셋증후군"이라는 것이 생긴다고 한다. 이는 삶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마치 디지털 세계처럼 0부터 새로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심리적병리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자극적인 정치 문구도 중요하지만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인지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