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는 니 맘대로야

by 뇨옹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다.

몇년? 몇개월 전부터 시간이 내 삶에 가장 중요한 팩터가 되었다.

아마도 다들 밤을 새기 어려워지거나 체력이 딸리는 것을 느끼는 순간부터 점차적으로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데, 나는 이제와서 되돌아보니 외할머니 장례식에 있었던 사건이 머릿 속 마음 속 깊이 박혀서 꾸준히 나를 채촉하는 듯하다.


사건이라고 해봤자 별거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스티브잡스가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더라도 난 오늘 이 일을 할건지 자문하라"라는 엄청난 말보다는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가까이서 보여주는 행동이 가장 임펙트있게 다가온다. (살아남은) 6자매와 막내외동아들이 있는 외할머니를 늘 곁에서 보살핀 것은 엄마와 막내이모였다. 엄마는 해외 여행중이라 갑자기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다급히 돌아와 참석한 장례식에서 (슬퍼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살아계실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 그러니 괜찮아. 죽고나서 잘하는 건 사실 소용없어. 살아있을 때 잘해야지."


엄마가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옆에서 봐 온 나였기 때문에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무언가에 대해서 어떻게 시간을 쓰고 성의를 보이고 최선을 다하는지.


ㅇㅅㅇ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어머 설마 다들 이미 아는듯?) 다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한다. 방향은 결국 시장이 정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가 더 중요하다. 이런 말을 했고 그 말대로 목표를 위해 인생을 싸그리 바치고 있는데 너무 행복해 보인다. 나는 아직 찾는 중이다. 내 삶을 기꺼이 투자 할 그 무엇인가에 대해서. ㅊㅈㅇ이라는 친구가 그랬는데, 일단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 직접 경험해봐야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난 이 방법이 더 맞는 것 같은데, 하나를 고르진 못하겠고, 여러가지에 팩터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최소치가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고, 무엇이 즐겁기 때문에 내가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지를 알기 시작했다.


배로 보낸 짐이 아직 오지 않아서 3주째 몇벌의 옷으로 지내고 있는데 의외로 맘에 드는 옷 몇벌만 있으면 전혀 옷고르는것이 힘겹지 않다. 사실 배로 오는 짐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1m x 1m가 7개나 있다고 하는데 대체 뭐지..) 지금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물건들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것 같다. (아직 초기라)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은 적지만 필요에 따라서 혼자인 시간을 즐기기도 하고, 디지털로 연결되기도 한다. 아직은 저축이 있어서인지 금전적으로 크게 부족하지도 않다. 딱히 비싸고 맛난 음식이 그리 자주 먹고 싶은 것도 아니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요리를 직접 해먹는 재미가 더 크다. 이상하게 자꾸 일을 벌려서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모자라지만 그러한 시간들이 아깝지 않고, 즐겁다. 내 삶의 밸런스를, 가치를, 내 마음이 가는 곳을 알고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한정된 인생을 보내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세이다.


"환경을 바꾸어서 내 자신을 바꾸는 것은 오히려 강제로 외압을 가하는 것이기에 변하기 쉽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내 자신을 바꾸는 것이 제일 어렵다."


얼마전에 존경하는 선배랑 했던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외국으로 한국으로 다시 외국으로 옮겨가면서, 때로 어떤 사람들은 직장을 옮기면서, 커뮤니티를 옮기면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자신을 더 잘 알아가려고 자신을 바꾸어보려고 노력한다.

이제 막 시작한 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시간들이 어떻게 더 나를 깊이 알아가고 행동하게 만들지 기대를 심어본다. 물론 일본와서 맛나고 비싼 요리는 아직 별로 먹어보지 못했고, 편의점 맥주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고(수입맥주 4캔 만원의 감사함), 집에서는 비도 새고, 크래딧 카드 발급은 거절당하고, 경쟁투자금유치는 포지션상 지원하지 못했지만 여러가지 "거절"이 있으면 또 몇몇까지 일에서는 "좋은 결과, 재미있는 만남들"있다. 좋았던 것을 더 오래 기억하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접하자.


엄마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재밌어?? 좋아서 간거니 즐겨~~"

재미를 찾아왔고 재미는 나만 찾을 수 있고,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맘먹기 나름이기도 하다.


뜬금없지만 우효 노래는 진짜 좋은 것 같다.

피자가 맛이 없는 이유는 너가 없어서 이다.

피자는 내가 좋아하는 너가 함께 해야 맛있어.

피자 맛도 내 맘이야.

가치는 모두 내 맘대로.

Pizza sucks without you, it's not a question of appetite.

https://www.youtube.com/watch?v=tvUMCOWrTgA&list=PLkDBT76KuVs1ptiwTwK7XrzLx0p8RkjgX&index=5



다들 그럼 굿나잇.

좀만 더 일하다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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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마음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해 관심이 많다. 좀 더 집단으로 묶어서 설명하자면, 동양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대한 가치를 믿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돈을 지불한다."

예를 들어서 태풍으로 대부분의 복숭아를 잃어버린 농가에서 "태풍에서도 살아남은 엄청난 행운의 복숭아"라는 컨셉으로 매우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었다는 점 등.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사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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