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를 열고 범인 검거
남편 키가 주니는 어디 가든 같이 가기를 원한다.
마트 갈 때는 선택할게 많아서 같이 가길 원하고 강아지 산책은 강아지 야초가 내가 같이 안 가면 배변을 안 한다는 이유로 같이 가기를 원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딱히 같이 안 갈 이유도 없어서 같이 나간 지 7년 차 어느새 내 눈은 혼자 치킨을 사 오는 남자의 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산책을 가도, 분리수거를 같이 가도 혼자 멋들어지게 맡은 바 임무를 처리하는 그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남편도 그 시선을 느꼈던 것이었는지…
오늘은 갑자기 자기 혼자 마트를 갔다 오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마치 마냥 어릴 줄 만 알았던 아이가 혼자서 심부름을 하겠다고 처음 말한 것처럼 너무 대견하고 고마워서 종이를 찢어서 마트에서 사 올 것들을 적어 주었다.(당연히 못 믿어서 적어준 것이었다.)
깻잎, 설탕, 프링글스, 마요네즈
딱 봐도 장모님 표 무뼈 닭발을 먹기 위한 준비 품목들이었고, 이름이 너무 복잡하거나, 헷갈릴 것도 없는 심부름 목록이었기에 나는 안심하고 밥을 안쳤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의심했어야 했다.
왜 그토록 같이 같이를 외치던 그가 혼자 마트에 간다고 했는지….
행복하게 웃는 얼굴로 돌아온 그의 손에 내가 요청하지 않았던 품목이 들어가 있었다.
그놈의 후레쉬베리….
얼마 전 간호인병이 걸려 마트에 같이 걸렸을 때 나 몰래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색출당한 품목이었다. 아직 도 그파이를 가슴에 품고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
해맑게 후레쉬베리 박스를 뜯어 해맑게 웃고 있는 남편 키가주니를 향해 나는 속삭였다.
이제 니 인생의 더 이상 따로는 없다
나와 같이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