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0분 기다린 거니?
경기도민 두 사람은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장소로 요즘 핫하다는 더 현대 여의도를 가기로 했다.
예능 속에 등장하는 자주 그곳은 마치 반짝인 반딧불처럼 화려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경기도민 생활로 서울로의 나들이를 잊어가던 경기 도민들의 마음에 그만 꺼지지 않는 불이 번져 갔기 때문이었다.
여느 시골사람들처럼 서울을 나간다며 옷장에 걸려있는 옷 중에 제일 비싸게 샀던 형형색색의 옷들을 골라 입고 나선 길에 나는 남편 키가주니에게 물었다.
“여의도는 진짜 오랜만에 간다. 몇 시간 걸려? 너무 오래 걸리면 가기 싫다”
“아.. 아니야 한 한…30분 밖에 안 걸려 진짜야 “
“아.. 그랬나?(갸우뚱) 그럼 가자“
차에 탄 나는 그 30분이 한 시간 30분이라며 네비에 찍힌 표시에 키가 주니를 째려봤다.
“오랜만에 가는 거잖아 즐겁게 가자! 거기 가면 머 먹어야 한데?”
“우이씨 옷 입었으니까 간다.. 거기 가면 카멜커피를 마셔야 한데”
“아 그래? 그래 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그는 신나는 서울 나들이로 들떠 보였다. 드디어 더 현대 여의도에 도착한 우리는 지하 1층에서 그 유명한 커피숍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많은 인파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진 경기도민 두 사람은 채 두 바퀴를 돌지 못하고 그냥 포기하고 집에 갈까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남편 키가주니가 특단의 조치를 제안했다.
“니가 일단 가서 앉을자리 맡아
커피는 내가 사갈게 무슨 커피 사 와? “
“카멜커피 2잔”
”알았어 혹시 추가로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 “
“머.. 굳이.. 아무튼.. 응… 그래”
“오케이”
나는 자리를 맡기 위해 남편은 커피숍을 찾으러 각개전투 후 해쳐 모여를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헤어졌던 우리가 다시 만난 건 30분 뒤 그런데 커피를 사 오는 남편의 손 위에 내가 주문한 메뉴가 아닌 다른 메뉴가 들려 있었다.
“?? 이게 뭐야?”
“아이스 아메리카노”
“왜? 카멜커피 2잔 사 오랬잖아”
“아니 사람들이 카멜커피 사가는데 우리한테는 양이 적어 보이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샀지”
내 표정을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챈 남편이 되물었다.
“아.. 아니야?? “
“누가 30분 카멜커피에서 기다려서 아메리카노를 사니? “
“아니야… 쿨한 거야! 30분 기다려서 인기 메뉴가 아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남자 쿨하지 않니? “
전혀 쿨하지 않은 얼굴빛으로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자신의 실수를 무마하려는 자칭 쿨한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졌다.
“정말 못 산다.”
“그거뿐만 아니라 내가 커피를 넣는 캐리어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커피 홀더 홀더 주지 말라고 커피 두 개를 드는 제스처를 했는데..”
“더 이상 말하지 마 왠지 그 뒤는 알 것 같으니까…”
나는 두 번 다시 더 현대 여의도도 유명하다는 커피숍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