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네가 이러니까 내가 청개구리가 되는 거야
아침 10시
늦게 일어난 탓인지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시고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비벼가며 눈을 떴을 때 냉장고 앞에 붙여져 있는 하얀 종이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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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얼마 전 남편은 분주하게 컴퓨터에 앉아서 무언가 만들게 있다며 나는 작은 방 근처에 다가오지도 못하게 했다. 무엇을 할까?라는 궁금증보다는 날 위해 무언가 사주려나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조용히 거실에 앉아 김남길이 나오는 '아일랜드'를 틀어서 보고 있었다.(잔인하지만 재밌어요) 내 눈은 분명 김남길을 보고 있었지만, 스치듯 나오는 차은우가 나의 시선을 자꾸 뺐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김남길의 팬이다'를 몇 번을 외쳐댔는지 기억이 안 날 때쯤 남편이 콧노래를 부르며 출력된 하나의 종이를 냉장고에 붙이면서 말했다.
"이거 앞으로 내가 다니는 버스 노선 시간표니까, 전화할 때 신경 좀 써줘!"
"뭐래!"
나는 그의 말을 귀 뒤로 넘기고 계속 화면에 나오는 김남길과 차은우를 쫒았고, 오늘이 돼서야 남편이 붙인 그 종이를 자세히 보게 된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커피 한잔으로 시작되어 귀가로 끝이 나는 그의 스케줄은 누가 보면 어느 프리랜서의 하루를 적어놓은 것처럼 여유가 가득해 보였다. 심지어 그렇게 여유와 충전이 넘치는 스케줄에 정작 중요한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하루 보고하기와 같은 중요한 일정이 없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그 일정은 내가 만들면 그만이니까 어디 한번 당해봐라! 12시가 되자마자 남편의 취침시간이 되자 나는 바로 남편에게 전화했다.
"어.. 어쩐 일이야?"
"있잖아 오늘 하루 어땠어?"
내가 그의 하루를 묻자 그는 자신의 취침시간이라는 걸 까먹고, 신이 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오늘 하루는 12시 취침 취소 > 아내와 수다 떨기로 바뀌었다.
14시가 되자 또 남편에게 전화했다. 전화를 받은 남편은 와구와구 음식을 씹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여.. 염보세요?"
"어 나야.. 그 냉장고에 붙여놓은 스케줄표 있잖아"
"아.. 아 봤어? 하하하하 신경 좀 써줘!"
"그런데 전송은 뭐야?"
"아.. 유튜브랑 SNS 인터넷 서치 뭐 이런 것들 너무 길어서 전파를 전송한다는 의미로 다가"
".... 쿠팡 전송 아니야?"
"????"
"골전도 이어폰 샀더라.. 전송 왔어"
"!!!!!"
"여기 시간표에 하나 추가할게 아마 밤 11시 30 정도에 하게 될 것 같네"
"뭥데?"
"정신 세차!! 기대해 키가 주니"
"컥컥..."
남편은 먹던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린 듯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남편은 자신의 스케줄을 알려 편하게 일하려다가, 불편한 스케줄이 추가되었고, 나는 전송 온 쿠팡을 열었는데, 골전도 이어폰 하나만 있는 것에 분노해 입에서 나오는 거품 세차도 그의 스케줄에 추가해 두었다.
"빠드득빠드득 키가주니 돌아오기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