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하는 남자
덧, 이 만화는 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 표지 작업을 한창 할 때 그렸다. 그림 한 장이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가 표지를 고르기 위해선 적어도 네 개의 표지 시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였다.
그림을 배워본 적 없어서 속도도 느린데 4개의 시안이라니. 도통 주제를 정하지 못한 채 여러 번 새벽까지 삽질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담당 디자이너님이 동화책 작업을 7년 이상 한 베테랑이어서 내가 삽질하는 와중에 ‘이건 어떨까요?’ ‘이렇게는요?’ 자주 샘플 디자인 시안을 보내주시곤 했다.
매 순간이 후회였다. 왜 표지작업을 할 수 있다고 했을까? 배색이 뭐지? 글씨보다 튀지 않는 색상은?
왜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설레다가 막상 그 도전에 뛰어들다 보면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게 되는 걸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그나마 마지막까지 끝낼 수 있었던 건 디자이너님의 채찍질 때문이었다.
“작가님 다 좋아요. 다 좋은데…. “
결국 4번이 표지로 채택되었다.
나는 3번이 마음에 들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굿즈로 만들었다. 브런치 작가님 만나면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