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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야감 Feb 14. 2024

끊임없다

22문장

대체적으로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추구한다. 그리고 그 목표가 행복이든, 경제적 자유든 어떤 고정되어 있는 점의 형태로 인식하곤 한다. 마치 높은 산을 정복하듯 어떤 점에 도달하여 그 이후 그 고정된 피크의 상태가 계속 지속될 것 같은 기분말이다. 하지만 삶은 시간의 연속상에 있다. 그 멈추지 않는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는 언어를 이용하여 어떤 개념의 한계를 정의해 둘 뿐이다. 심지어 그 정의조차 개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고로 우리의 삶은 어떤 고정된 형태를 띨 수도 없고 그 누구의 무엇과도 같을 수도 없다. 여기서 우리 삶의 고유성이 출발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다. 울렁울렁 꿀렁꿀렁 거리는 이 삶의 흐름 속에 내맡겨져, 쉼없이 고민하고 제련하며 자신의 삶을 찾아가거나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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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졸업식이 있었다. 이 학교에 와서 2번째 졸업식인데, 올해도 3학년을 맡게 된다면 3번째 졸업식을 마치고 이 학교를 뜨게 될 것이다. 요즘 욕먹는 클린스만 리더십 일부 비슷하게 나는 1년간 반을 운영했다. 완전한 방임은 아니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소통보다 학생 개개인과 깊은 소통에 주력했다. 그게 내가 잘하는 것이고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불만을 가졌을 수도, 별생각이 없었을 수도, 깊은 영감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졸업식 당일 교장선생님께서 반마다의 급훈을 알려달라고 요구하셨다. 송린스만의 반에는 급훈이 없었지만 그 자리에서 떠오른 문장은 '태어난 김에 살자'


정말로 그 급훈을 전달하였고 교장선생님의 연설 속에 실제로 언급되어 몇몇 청중들은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피투성의 존재인 우리가 전력으로 할 일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유없이 태어났다. 그리고 열심히, 부단히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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