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의 인재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다 갖춘 사람. 시대가 원하고 사회가 원하고 시장이 원한다. 어느 상황, 어디에 갖다 놓아도 모든 대처가 가능한 사람. 겉으로 내놔도 좋고 내실도 좋으며 이성적이면서 감정도 깊은 사람. 그런데 그런 자가 있긴 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물이 흐르듯 상황 의존적인 것이라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범인에게 필요한 것은 직관, 밸런스, 중용이다. 쉽게 얘기해서 나에게 유리한 곳을 선점하고 이길 확률이 높은 싸움을 해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첫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트렌드가 아닌 클래식이다. 나, 성별, 국적, 인종, 인류를 통틀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그것. 시대가 바뀌고 천지가 뒤흔들려도 심지를 놓지 않는 그것. 역사를 살피고 인간에 대한 꾸준한 관찰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잠시 짧은 시간 내에 흔들리더라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그것을 가장 기초로 삼아야 한다.
다음 단계로는 매크로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클래식은 아니나 동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흐름이 있다. 어찌 보면 클래식의 변화로 착각할 정도의 큰 흐름인 것이다. 그래서 이를 클래식과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 후 순차적으로 나라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그 트렌드의 규모를 줄여가며 이 시대에서 나의 좌표를 분명히 한다.
그러면 내가 있어야 할 곳이 대략 나온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각도로 있어야 하며 어떤 행동과 말을 어떤 주기로 했을 때 유리한지 말이다. 이는 은유적인 말이지만 literal 하기도 하다. 내가 불리한 포지션을 병적으로 피하는 모습 또한 바람직하지 않기에 이를 위한 자존감 단련도 매우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단편적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이 사는 시간은 짧기도 하지만 꽤나 길다. 사회 속에 나를 던져 실험해 가며 그 확률값을 기록해 가야 한다. 그리고 유리한 확률에 대한 투입을 지속적으로 높여간다. 그렇게 캐릭터 하나가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희소성에 대한 고민이다. 무조건 희소해야 된다는 말이 아니나 위의 절차를 통해 완성된 내 캐릭터 각종 면면의 희소성을 잘 체크해야 한다. 결국 가치라는 것은 희소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낮은 가치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아감은 불가능의 영역이라 여겨진다.
그리하여 내가 있을 곳에 두 다리 뿌리박고 당당히 서 있는 자는 보편적이면서도 희소한 존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