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는 그야말로 전 국민이 해설과 함께 시청해야 할 인간처세교본이다. 애정, 사랑보다 더 큰 범주의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재이다. 초반 기수들보다 인플루언서적인 목적을 노리는 참가자들도 늘어났지만 그 변수마저도 분석하고 배울 가치가 있다.
이번 24기는 1화부터 보지 않았다. 사실 15기부터 무언가 염증을 느껴 시청하지 않다가 흥미로운 기수들만 골라보았다. 24기도 시작하고 몇 주나 지나 화제성을 일으키는 인물들의 썸네일과 헤드라인을 몇몇 보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보려 하지는 않았다. 언뜻 본 인물들의 관상을 조합하여 대충 이러이러한 스토리겠거니 하고 말았다. 그러나 결국 한번 볼까 하고 시작한 24기 1화부터 남 PD의 매직 속으로 또 한 번 빠지고 말았다.
옥순, 영식, 광수, 순자가 화제가 되는 중심서사를 이끌고 있지만 그중 조용히 빛나는 영호라는 인물에게 주목하고 싶었다. 24기를 보지 않았을 때 썸네일에서 본 남자 출연자는 영식과 영호였다. 아무래도 너드에 가까운 그들의 몽타주에 여자에게 끌려다니는 스토리를 상상했고 실제 어느 정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 두 인물은 여러 면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고 영호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차고 넘치게 받아야 할 사람임을 곳곳에서 증명하고 있었다. 외모 덕분이든, 분위기 덕분이든 묘하게 그를 낮잡아보는 다른 출연자들의 태도에도 덤덤하게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어떤 기준이 침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그것을 분명히 표현할 줄도 알았다. 영식이 데이트를 새치기하려 할 때와 상대여성이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을 때 그러했다. 동시에 그는 끊임없이 타인을 배려하고 챙기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필자가 참 못하는 것인데 이는 관심의 화살표가 항상 나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라 느껴진다. 그러나 영호 이 양반은 정말 습관적으로 타인을 챙긴다. 표면적으로가 아니라 진심 어리고 세세하게. 그 모습들이 정말 따뜻하다.
그를 보며 아쉬운 점은 당연히 있다. 많다. 그리고 이것은 여자들에게 외면받는 수많은 남자들에게 해줄 조언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심플하게 남성성의 결여. 외적으로 남성적이든, 리더십이 뛰어나든, 도전정신이 있든, 캐시가 풍부하든, 지위가 높든, 사회성이 유려하든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이는 타고난 부분들이 많지만 분명 연마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를 배경으로 영호를 컨설팅하자면 무엇보다 일단 근육이 잡힌 체형을 만드는 것이겠다. 어릴 때 꽤 나가던 체중을 많이 감량했다고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거기에 더 많은 체지방 감소와 근육 증량이 필요하다. 분명히 여성에게 더 어필될 것이다. 얼굴도 작고 비율이 좋기에 이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여성의 기본 심리에 대해 공부하여 이에 적절한 연애 처세를 하는 것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진짜 이 정도 남자가 이런 컨설팅을 들어야 하냐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그가 가진 태도와 따뜻함은 이미 길바닥의 구닥다리 남성성은 개나 줘 버릴 고품격 가치이다. 그리고 얼마일지 모르지만 그가 최근화에 보였던 연봉오픈에 놀란 영자의 반응을 보면 경제력과 성장가능성도 충분한 사람인데 말이다. 아마 방송 이후 그는 최커, 현커가 아니더라도 금방 연애할 수 있고, 금방 결혼할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이런 역량을 보인 남자 참가자들이 결혼을 곧 잘해온 것이 그 방증이다.
부디 그의 가치를 알아보아 이를 따듯하게 품어주어 더 큰 그의 성장을 목도하고 곁에서 그 참된 열매를 나눠가질 현명한 여성이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