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린다

by 전야감

안경을 벗고 눈물을 자주 훔친다. 밥을 먹다 이따금 눈에 습기가 차올라 자주 닦아 내곤 한다. 매번 휴지나 손수건을 들고 있을 수 없기에 대개 오른 손등의 왼편 널찍한 부분을 자주 활용한다. 이런 식으로 습기가 자주 머물렀다가 마르는 곳이어서 그런지 왼손의 그곳보다 더 피부가 메마르고 갈라져 보인다.


티비에서 밥을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고양이를 본 적이 있다. 마침 절에서 머무르는 고양이었기에 각종 서사를 붙여 그 눈물은 성스러움을 띄게 되었다. 그 고양이가 눈물을 흘리는 생물학적인 원인이 나와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식사 중 자극되는 어떤 부위가 눈물샘까지 연결되어 있으리라. 흘리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히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기에 평생 눈물을 흘리며 식사를 하는 사람이었다.


비단 식사 때만이 아니었다. 일상생활 중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눈물샘은 비수의적인 자극으로 작동하곤 했다. 눈물을 닦기 위해 안경까지 벗어야 하기에 눈물을 훔치는 동작은 꽤나 부산스러웠으며, 누군가 보았을 때 저 사람이 울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그 눈물은 슬픔으로 기인한 것이 아니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생각보다, 눈의 불편함을 제거하고 하고자 하는 동기가 항상 컸다.



실제 슬픔을 마주하는 일이 있다. 나의 슬픔은 자주 나의 어린 시절과 연결된다. 어린 나의 어떤 모습을 발견할 때 눈물이 터져 나오곤 한다. 이 메커니즘은 몇 년 전 나를 꽤나 괴롭히는 문제였다. 이제는 잘 정리하여 고이 접어 마음속 어떤 서랍함에 넣어둔 사안이지마는 가끔 그 서랍이 잘 닫히지 않을 때가 있다. 이때도 나는 안경을 벗어 눈물을 훔치곤 한다. 그러나 위의 첫 번째 이유로 눈물을 훔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다. 더 눈물이 눈에 오래 고이도록 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진짜 슬픔으로 인한 눈물이기 때문이다. 누가 오해할 이유가 없는 진짜 슬퍼서 우는 이유이기에 섣불리 닦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아내는 같은 동작이지만 내 눈물은 이렇게 다르게 닦인다.

결국 다 슬픈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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