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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야감 Jul 04. 2023

10. 히든싱어[영탁편]에 나가다

영탁이란 가수

히든싱어 모창의 기준은 절대적으로 음원이다. 라이브 버전은 아무래도 컨디션과 음향이 달라 모창 잡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탁의 경우는 모든 곡들의 라이브 버전이 훨씬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트로트 데뷔곡인 누나가 딱이야의 경우 음원의 소리가 훨씬 부드럽고 여렸다. 방송에서 원조가수에게도 음원을 기준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겠지만 발매 이후 수많은 라이브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패턴대로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실제 과거 다른 히든싱어 회차에서도 그런 경우들이 있었다.


'너네 집은 연신내~ 난 지금 강남에~' 기운을 받기 위해 굳이 찾아가본 연신내


jtbc를 오며 가며 연예인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감에 부응해 주신 분들을 보았다. 한 번은 손석구 님과 김성균 님이 입구 근처에 계셨다. 주변에 촬영장비를 들고 있는 스태프들도 여럿 있었고 잠깐 본 그때 손석구 님도 물론 너무 멋졌지만 김성균 님의 떡 벌어진 풍채와 포스 넘치는 안광이 매우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한 번은 1층 간이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 중이었다. 계단을 올라가며 내려다보니 박명수 님이 여러 음식을 앞에 두고 할명수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꽤 먼 거리에서도 힘 있는 목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진 기억이 난다.


어느 시점부터는 방송국에서 저녁 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jtbc 구내식당이었다. 작가님이 동행하여 관계자 출입용 입구를 몇 개 지나 도착한 정갈한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 식사를 주는지 몰라 연습오기 직전에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고 온 적도 있지만 그래도 구내식당에서의 만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열심히 먹고, 열심히 부르고, 열심히 흔들어야 하기에. 그리고 이런 식당에 내가 또 언제 와볼 수 있을지 모르기에.


노래 영상뿐 아니라 영탁의 각종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영상이 있었다. 2019년에 까레라이스tv라는 다양한 직업분야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에 인터뷰이로 나온 영탁이었다. 그때 한참 니가왜거기서나와가 뜨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4년차 트로트가수로서 나온 영상이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분위기와 높은 텐션을 뿜어내어 채널 주인이 놀라기까지 하였다. 자기 확신과 긍정에너지로 무장한, 이제 곧 잘될 사람의 기세가 화면 밖까지 느껴졌다. 동시에 그의 과거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 단순히 모창 연습을 넘어 영탁이라는 사람 자체에 점점 감화되기 시작했다.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노래를 하는지 알고 나서 그의 무대 영상을 다시 보니 노래 소절 하나하나가 다르게 느껴졌다. 모창 하는 나도 노래에 그런 생각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곧 저 사람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이제는 많이 뜬 가수

https://youtu.be/klHU_iWvkFQ


실컷 혼난 우리 5명은 홍대 연습실에 모여 열심히 댄스 연습을 하였다. 작가님에게 댄스 영상을 검사받기 위해 좁은 연습실에서 최적의 촬영각을 찾아 이리저리 카메라를 옮겨가며 녹화하기도 했다. 그래도 조금씩 춤이 익숙해져 갔다. 그리고 조금씩 나를 놓을 수 있었다. 조금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자연스러운 동작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이제 녹화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녹화 전 이틀 전에는 최종 리허설이 있었다. 녹화장 리허설과는 별개로 연습한 것을 최종적으로 전부 시연하고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이날은 시간이 꽤 걸리기에 녹화날과 마찬가지로 학교를 통으로 빠져야 했다. 트레이너분들과 작가님들이 최종적으로 해주시는 말씀은 즐겨라, 자신감 있게 해라였다. 사실 녹화 당일 히든판정단으로 오는 일반인들은 그날 어떤 가수가 오는지 모르는 채로 온다. 방송으로 보는 시청자들은 저걸 왜 못 맞추지 하겠지만 어떤 가수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비슷하게 모창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원조가수를 잡아내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기세였다. 설사 안 비슷해도 그냥 자신감 있게 프로같이 부르는 것이다. 그러면 판정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은 가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톤이 비슷한 사람이 오히려 멈칫하는 느낌을 풍기면 바로 들켜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그런 느낌을 풍긴 원조가수가 떨어져 버리는 회차가 있기도 한다.


마침내 9월 29일 히든싱어7 <영탁편> 녹화날이 다가왔다.

마지막 리허설 후 건투를 기원하며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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