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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점 주인장이 세계명작 읽기 <걸리버 여행기> 5
by
조옥남 Ayuna
Jan 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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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다는 건, 인간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문구점 문을 닫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조용하다.
사람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정리 되지 않은 편선지와
여기 저기 크기가 제 각각인 채로 걸려있다.
하루 동안 오갔던 말들은
이미 흩어졌지만,
선택의 흔적은 조금 더 오래 머문다.
걸리버의 마지막 여행지는 조금 불편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말이 이성적인 존재로 살아가고,
인간은 욕망에 휘둘리는 존재로 그려진다.
말들은 필요 이상을 가지지 않고,
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공동체의 질서를 지킨다.
반면 인간은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앞서려 하고, 자기 편을 먼저 찾는다.
걸리버는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보다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문구점에서도 그 생각은 이어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작은 선택의 순간이 온다.
조금 더 설명할지, 여기서 말을 멈출지.
재촉할지, 기다릴지.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해 줄지.
그 선택들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에는 고스란히 남는다.
그래서 문구점에서는 정답보다
방향을 고른다.
옳은 말보다 덜 아픈 말을 택한다.
걸리버는 여행을 마치고 사람의 세계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사람을 보지 않는다.
인간답다는 건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가까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구점 주인의 생각>
인간다움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반복되는 선택의 결과다.
문구점은 오늘도 문을 닫는다.
하지만 내일 다시 열릴 것이다.
또 다른 선택들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걸리버 여행기> 연재 마무리 하면서
이 문구점의 이야기는
책을 바꿔가며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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