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3

문구점 주인의 세계명작 읽기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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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락사스, 깨진 알에서 나오다

문구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포장을 뜯는 순간이다.
새 노트, 새 연필,
아직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가능성.

《데미안》의 중반에 이르면
이야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알은 금이 가고,
안과 밖의 구분은 흐려진다.

아브락사스.
신이면서 악마인 이름 앞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태어난다는 것은 언제나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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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챕터는 영화로 치면
분명 전환점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아브락사스.
신이면서 악마인 존재.
선과 악을 동시에 품은 상징.

이 개념이 처음엔 어렵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완벽하게 착한 사람도,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다는 걸.

싱클레어는 더 이상
‘착한 아이’라는 껍질 안에 머물 수 없다.
이 장에서 그는 불안해지고, 방황하고, 흔들린다.

어린왕자가 별을 떠돌았다면,
싱클레어는
자기 안을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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