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4

문구점 주인이 읽는 세계문학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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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부인, 내 안의 목소리

해 질 무렵의 문구점은
가장 솔직해진다.
손님도 줄고,
나도 나에게 말을 건다.

에바 부인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묻는다.
“너는 네 목소리를 듣고 있니?”

책장을 넘기며
나는 잠시 멈춘다.
이 장은 읽는 것이 아니라
들어야 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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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부인은 이상하다.
현실 같기도, 상징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그녀는 말해준다.


“네 안의 목소리를 따르렴.”


이 문장은
위로 같지만 동시에 무섭다.
왜냐하면
핑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누구 탓도 할 수 없고,
시대 탓도 할 수 없다.
선택은 오롯이 ‘나’의 것이 된다.

이 장에서 싱클레어는
더 이상 누군가의 제자가 아니다.
그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서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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