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2

문구점 주인이 읽는 세계문학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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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나타나다

문구점에는 가끔
질문 같은 손님이 들어온다.
답을 원하지 않는 얼굴로,
그저 묻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

데미안은 그런 존재다.
가르치지 않고, 설득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가 너무 쉽게 믿어온 것들을
조용히 흔든다.

책상 위에서
나는 데미안을 맞이한다.
이 소년은 오늘,
싱클레어의 세계를
그리고 나의 세계를
살짝 뒤집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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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데미안이 등장한다.
이 소설이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꺾이는 순간이다.

데미안은 가르치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한다.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다르게 생각해본 적 있니?”


와, 여기서 숨이 멎는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믿어온 선과 악의 구조를
데미안은 한 문장으로 뒤집는다.

강한 자가 악이고
약한 자가 선일까?
아니면
강함을 두려워한 다수의 시선이 악을 만든 걸까?

어린왕자가 “길들임”을 통해 관계를 배웠다면,
데미안은
의심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 장을 읽으며
문구점에서 펜을 하나 집었다.
이 책은 밑줄이 아니라
생각을 적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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