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마지오 마니아 '잘 가요 내 사랑'

56경기 연속 경기 안타의 위대함

by 손윤

프란시스코 메히아.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양손 타자 포수다. 그의 존재가 야구계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16년이다. 마이너리그 싱글에이와 하이싱글에이 2팀에서 50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것. 그런데 이 엄청난 기록도 마이너리그 역대 최고 기록은 아니다. 마이너리그 기록은 1919년 조 윌호이트가 세운 69경기다. 또 메이저리그 기록은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조 디마지오가 연속 경기 안타를 친 것은 1941년이다. 5월 15일부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해, 7월 1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까지 모두 91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ESPN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56경기 연속 안타가 다시 나올 확률은 0.0011%에 불과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0경기 이상 출장하면서 통산 타율이 4할 이상인 선수가 4명, 혹은 통산 타율 0.350 이상인 타자가 52명 필요하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타율이 0.350 이상인 타자(3,000타석 이상)는 단 3명밖에 없다. 그래서 조 디마지오의 연속 안타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깨기 어려운 기록으로 손꼽히는 이유기도 하다.


이 조 디마지오의 신기에 가까운 기록을, 영화 전개의 중요한 소재로 삼은 것이 '잘 가요 내 사랑'(Farewell My Lovely/1975년). 영화는 폭력적인 내용을 객관적이며 간결하게 묘사하는 하드보일드의 거장 레이먼드 챈들러의 원작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것이다. 사실 이 영화 이전에 원작은 이미 2차례 영화화된 적이 있다. 하나는 1944년 딕 포웰이 필립 말로 역을 맡은 '안녕 내 사랑'(Murder, My Sweet)이다. 또 다른 하나는 1942년 팔콘 시리즈(The Falcon Takes Over)로 제작됐다.



주인공은 사립탐정 필립 말로. 그는 양키스 팬이다. LA의 궂은 날씨와 집 나간 부인을 찾는 것과 같은 하찮은(?) 일 속에서 그의 유일한 위안은 "조 디마지오가 맹활약한 뉴욕 양키스의 성적"이었다. 특히, 사무실 곳곳에 조 디마지오의 사진과 사인공이 있을 정도로, 이른바 '디마지오 마니아'다.


디마지오가 1922년 로저스 혼스비의 기록, 즉 33경기 연속 안타와 동률을 이룬 6월 20일에 사건은 시작된다. 집 나간 소녀를 찾아주던 그날 밤, 말로는 막 출소한 무스 말로이를 만난다. 그는 7년 전부터 소식이 끊긴 애인 벨마를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그때부터 말로 주변에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거리에서 총질을 당하거나 보석을 되찾는데 동행해 달라는 수상한 의뢰가 들어온 것. 파편처럼 흩어진 사건.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모두 벨마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딕 리처즈 감독은 담담하게 그려 나간다. 이윽고, 사건은 반전을 거듭하며 해결되지만, 말로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다. 그날 라디오를 통해 조 디마지오의 연속 안타 기록이 종지부를 찍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즉, 사건이 모두 해결된 것은 7월 17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날, 양키스는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인 클리블랜드 스타디움에서 야간경기를 치렀다. 언제나처럼 디마지오는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장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왼손 알 스미스. 1회 1사 2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 3루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리지만, 견실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켄 켈트너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 2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었고, 3번째 타석에서도 켈트너의 호수비에 막힌다.


그리고 8회 1사 만루에서 맞이한 4번째 타석. 이번에는 3-유간을 빠질 듯한 타구였지만, 명유격수 루 부드로에 걸리며 6-4-3 병살타에 그친다. 그 순간, 라디오를 듣고 있던 말로는 실망감에 어깨를 떨어뜨린다. 실제로는 말로뿐만이 아니라 온 미국이 슬픔에 잠겼을 것이다. 또한, 야구가 기쁨뿐만이 아니라 슬픔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덧붙여서, 조 디마지오는 마이너리그 시절 61경기 연속 안타를 친 적이 있다. 또 프란시스코 메히아 이전,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연속 안타 기록이 50경기를 넘긴 경우는 5차례 있었다.


1. 조 윌호이트 69경기 1919년 마이너리그

2. 조 디마지오 61경기 1933년 마이너리그

3. 조 디마지오 56경기 1941년 메이저리그

4. 로만 메히아스 55경기 1954년 마이너리그

5. 오토 팔먼 50경기 1922년 마이너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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