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불운이 부르는 슬럼프

by 손윤

"슬럼프 때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것에 실패한다."


Everything that can go amiss during a slump, does.


'밀워키 저널 센티널'의 릭 브라운 기자가 한 말. 이것은 야구에 적용된 머피의 법칙을 이야기한 것이다. 머피의 법칙은 안 좋을 때 더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잘못된 일은 반드시 잘못되는 것을 뜻한다.


투수가 던지는 공은 크게 나누면 과거 어느 해설위원의 말처럼 다음 공은 속구 아니면 변화구다. 둘 중의 하나. 요컨대 확률은 50%다. 그러나 슬럼프에 빠진 타자에게는 그 50%도 잇달아 빗나간다.


속구라고 생각하면, 변화구. 변화구로 생각을 고쳐먹으면 이번에는 속구. 그래서 다음에는 바꾸지 않고 그대로 변화구를 노리면 속구가 들어온다. 어쩌다가 예상한 속구가 들어와도 높낮이나 좌우 방향이 달라 헛스윙을 하거나 빗맞거나 한다. 혹은 몸에 힘이 들어가 타격 타이밍이 살짝 늦어져 공 위를 때려 땅볼 아웃될 때도 있다.


이것은 투수도, 팀도 마찬가지다. 우리 팀의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가서 아웃. 반면, 상대 팀의 빗맞은 땅볼은 방향이 좋아 야수 사이를 데굴데굴 빠져나간다. 게다가, 타구가 느린 게 전화위복이 되기도 한다. 외야수의 어깨가 강하면 2루 주자가 쉽게 홈을 파고들지는 못한다. 그러나 느린 타구는 외야수 글러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홈 플레이트를 밟을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한 팀은 머피의 법칙이, 다른 한 팀은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머피의 법칙일 때는 감독이 누구든, 팀에 어떤 선수가 있든 경기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는다. 거꾸로 운이 따를 때는 감독 자리에 옆집 애완견을 둬도 유리하게 경기는 흘러간다.


운, 혹은 불운. 야구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만큼 운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그런 만큼, 꾸준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루틴 등으로 항상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것을 잘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이고, 또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관리하는 팀이 좋은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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