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소연 Aug 09. 2023

일부 작가의 수익 창출을 돕는 자발적 노예, 브런치작가



워킹데드 11


<워킹데드>의 주인공들은 최악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아주 사소한 문제 때문에 서로를 이용하고 죽음으로 몰고가는, 속고 속이는 사람들 틈에서 악한 자들과 선한 자들을 구분하는 능력도 갖췄다. 그건 자연스럽게 익힌 연륜 같은 것이다. 시즌 초반만해도 처음 본 이들을 경계하고 시험하던 그들이 마침내 11시즌이 되어서, 10년이 넘는 연륜이 쌓이며 이제 사람들은 서로의 눈빛만으로 상대를 알아본다.


주인공 무리는 극적인 전개를 위해 선함으로 표현되었으나, 처음엔 어린아이였던 아이가 성인이 되고, 금발머리였던 여주인공이 백발이 되기까지 과연 선하기만 했을까. 주인공인 이들도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누군가의 가족을 죽여야 비로소 살아남지 않았을까. 하지만 드라마는 언제나 주인공 편이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 몫이다.


워킹데드의 주인공들은 11시즌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안정된 곳을 찾게 된다. 주인공들의 일부는 의심하여 원래 살던 곳에 남았으나 대부분은 그것을 믿고 따랐다. 그건 이제는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우리가 편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그가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아니겠는가. 그래서 안정되고 영향력있는 큰 무리가 나의 편이 되는 것이 적의 편이 되는 것보다 나았다.


안전해보이는 그곳에서의 삶은 좀비가 출몰하기 전으로 돌아간 듯 기뻤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악마를 본다. 그 전에 만났던 살기 위해, 나를 지키기 위해 악했던 자들이 아니라 더 많이 갖기 위한 악마였다. 그곳의 설립자는 모두를 위 평등한 곳이라는 광고와는 달리 사람들에게 계급을 매기고 그들을 조종한다. 설립자인 그녀는 복권을 조작해 자신의 세력을 넓히고 막강한 권력을 만들어낸다. 그들이 주인공 무리를 받아준 이유는 자신들의 노예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지만 그저 좀비로부터의 안전을 꿈꾸던 사람들은 안전에 익숙해지자 권력을 꿈꾼다. 내가 저 드라마 안으로 들어간다면 나는 어느 계급에 속하게 될까. 아마 지금 살고 있는 것처럼, 이도 저도 아닌 중간계층이 되겠지.


사람들, 특히나 권력이 있는 단체라면 더욱이 자신을 잘 포장하지만 결국 그들의 영역에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들을 끌어들 건 노예가 필요하다는 거다. 지금 시대 사람들은 다들 돈의 노예아닌가. 잊지 말자. 우리는 그들의 자발적인 노예라는 것을.


대다수의 브런치 작가들은 브런치스토리의 자발적인 노예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뛸 듯이 기뻐하며 글을 썼던 일부 브런치 작가님들. 우리는 글을 쓸 공간이 주어졌다며 기뻐했지만, 사실은 저 워킹데드의 주인공들처럼 일부 특별한 작가님들의 노예입니다. 돈도 되지 않는 글을 열심히 써야하는 노예요. 노예가 주인을 배반하면 그 결과는 죽음 뿐입니다.



할많하않. 이하 생략.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