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없이 반복된다.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과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은 늘 충돌한다. 어느 때에는 불신이 커지고 어느 때에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아주 사소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도 불가능해진다. 나는 아주 무기력하게 가능성에 중독되었다.
우리는 모두 가능성에 중독되어 있다. 안될걸 알면서도 기부나 하겠다면서 가끔 로또를 사는 것도. 매일 실패하면서 인맥이나 넓혀보겠다며 소개팅에 나가는 것도. 이별 후 다시는 누군가를 만나지 않겠다 다짐하고도 이 사람은 운명일 거라며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도. 매일 좌절하면서도 언젠가는 유명작가가 되겠다며 내가 펜을 놓지 못하는 것도 다 가능성에 중독된 상태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없다면서 스스로를 설득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어느 식으로든 확실해진 어떤 결과가 나오는 것보다 더 나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 적어도 지금은 실패하거나 좌절한 상태는 아니니까. 그래서 현실을 마주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가능성에 중독되었다는 건 사실 가능성이 없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실패를 인정하는 건 너무 두려운 일이다. 가능성에 중독되었다는 건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 머무르는 것. 그 상황에선 실패도 성취도 없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 상태가 나을지도. 아주 작은 희망이 삶을 살게 하니 말이다.
타로에서 7은 희망과 좌절이 공존된 숫자이다.
막대기 7번은 끊임없이 내 자리를 치고 오르는 것들과 싸우는 상태. 동전 7번은 수확을 해야 할지 아닐지 고민하는 상태. 칼 7번은 날카로운 칼을 쥐고 남겨둔 칼을 보며 미련을 갖는 상태. 컵 7번은 이루고 싶은 건 많지만 하나도 손에 쥘 수 없는 상태.
실패도 성공도 아닌 아직 미완성의 7수가 참 마음에 든다. 나를 더 견고히 만들어 주며, 그로 인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다.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 우리는 우리의 삶에 애착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다.나는 아직 7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어쩌면 lucky seven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희망찬 메시지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