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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환 Aug 02. 2023

검찰 특활비 사용 패턴 분석, 데이터시각화

검찰의 금고를 열다 - 뉴스타파

몇 달 만에 글 하나 써볼까나?

그 사이 브런치 구독자가 301명이 되었다.

거의 쓰지도 않는데... 감사감사 ㅜㅜ

(이제 종종 써보도록 할게요)




최근에 재미있는 작업을 해서 브런치에 남겨놓는다.

검찰의 금고를 열다


데이터 시각화 커뮤니티, 보다(BODA)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재구성했다.

너무 급하게 준비하느라 발표 자료는 다소 부실했지만, 검찰의 금고를 열다 사이트 오픈 직후 발표를 해서 아무도 못 본(?) 따끈따끈한 페이지를 공유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발표 직전 오픈!)



2019년 11월 뉴스타파와 세금도둑 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검찰의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의 집행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행정 소송을 냈고, 3년 7개월 만인 2023년 6월 23일 금요일 오후 받아냈다. 디지털 파일(PDF, 이미지)로 받기를 원했지만 친절하게(?) 총 1만 6,735장의 A4용지에 복사를 해서 전달했다. 참으로 정성스럽다...

세금을 제대로 썼는지 검증을 하기 위해 소송까지 해서 받아냈는데, 어디에 썼는지 전혀 알 수 없게 제공을 했다. 백지에 가까운 업무추진비 영수증, 누가 받았는지 알 수 없게 먹칠한 특활비 지급 내역 등.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며 숨어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시각화를 했으며 기사를 냈다. 그 과정을 전부 담을 수 없어서 특별페이지 제작에 관한 이야기만 조금 하려고 한다.




업무추진비

검찰 간부들은 업무추진비를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썼을까? 회식을 어디에서 했을까?

이걸 보라고 준건가? 완전 백지도 있음.


신기하게도 김밥, 샌드위치 등 소소한 금액의 영수증은 아주 선명하게 제공이 되었지만, 나머지 영수증은 상태가 안 좋았다. 기본적으로 모든 영수증에서 식당 이름과 결제 시간은 전부 지우고 제공하기도 했다.


매직 아이를 보듯 째려보며 전화번호, 주소, 사업자등록 번호 등 하나라도 나오면 검색을 하거나 직접 전화를 하며 총 273개의 식당 이름을 알아냈다. (노가다 저널리즘)



청계산장 회식을 좋아하는 검찰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273개의 식당을 지도에 뿌려봤다. 이 페이지를 토대로 검증된(?) 검찰 맛집 정보라며 커뮤니티에 엑셀 파일이 돌기도 했다.

검찰 맛집 지도 바로 가기




특수활동비

“특활비 수령자의 성명과 수령 일시, 집행 명목 등이 공개된다면 정보를 조합해 특정 사건의 정보취득 경로, 수사진행 상황, 수사 경위 및 경과 등을 유추하거나 추측하여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발생시킨다"

검찰이 위와 같은 주장을 하며 공개를 거부했었기에 정말로 그러한지 검찰의 주장 그대로 자료를 수집하고 각종 정보를 조합해 보기로 했다.

292억 원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과 다른 정보들을 함께 놓고 보면 무엇인가를 유추하거나 추측해 볼 수 있단 말인가?

친절하게 한 장 한 장 먹칠한 특활비 집행내역


받은 자료를 엑셀에 전부 입력했지만 날짜와 금액 말고는 없었다. 누가, 왜 받았는지가 없음.

이래서는 그래프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날짜가 있어서 다행?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홈페이지에 공개된 일정부터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기재된 오찬, 만찬 일정, 참여연대 그사건 그검사 페이지에서 사건. 수사정보를 날짜별로 전부 입력했다.



이렇게 만든 두 개의 데이트를 합쳐서 페이지에 보여주기로 했다.

데이터 시각화에 사용할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갈려 들어갔다. 데이터를 입력하는 중 어떻게 보여주는 게 좋을지 기획을 하며 (일정이 쫄려서) 개발도 동시에 진행을 했다. 

아. 이게 리얼 애자일 개발...




서비스처럼 명확한 기획이 선행될 수 없고, 데이터가 완성이 되는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오픈 며칠 전까지 계속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획도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언론사 특성상(?) 기획자가 따로 없다보니 기획서 없고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해달라고 의뢰를 할 수도 없는 상황. 직접 개발을 하며 다듬어 나갔다.



특활비 지급 건수가 중요할까? 싶어서 건수를 스케일로 날짜별로 뿌려보기도 했고

(디자인 화면이 아니라 개발을 하며 바꿔나감)



업무추진비와 같이 뿌려보기도 했다. 돈봉투 만찬사건처럼 업무 추진비로 회식을 하는 날, 특활비 수천만 원을 지급하며 돈잔치 하는 패턴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뿌려보니 일부 의심 가는 정황은 있지만 업무추진비 사용과 특활비 사용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았다. 과감하게 업무 추진비 금액 정보는 제외.




최종 결과물

결국 가장 중요하고 금액이 큰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특활비 사용내역 위주로 보여주기로 했다. 달력에 일정 있는 날을 표시하고 달력, 일정, 바 그래프 모든 곳에 클릭이 되게 개발을 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개발하고 보니 마치 검찰의 일기장(다이어리)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실제로 캘린더 앱 디자인을 참고 했다.




페이지 보는 방법

예를 들어 '검찰의 금고를 열다' 페이지에서 2018년 2월 22일 일정을 보면 범죄수익환수부 현판식이 있었고 중앙지검의 특활비 지급은 7명에게 3천만 원 지급으로 나와있다.


그날의 일정 확인 가능


언론에 공개된 2018년 2월 22일 현판식 사진


특활비 지급내역도 함께 들여다보면 이날 500만 원 5명, 300만 원 1명, 200만 원 1명으로 7명에게 3천만 원이 지급된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제외하면 7명이다. 물론 받은 사람의 이름을 지워서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유추를 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유튜브 기사 영상



2년 5개월간 무려 292억 794만 원의 세금을 어디에 썼는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며 검증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기획이 자주 바뀌어서 버리는 코드들이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지치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동안 개발한 것 치고는 잘 나온 것 같다. 아래 링크에서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생하며 만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공유 좀 해주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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