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서막이 드러난 '진품과 가품'
지문으로 비번을 바꾸면서 집안은 조용했다.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어 아들들이 좋아하는 모습이다.
큰아이는 '사생활 보호라는게 이런거지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할머니 고모들 때문에 이게 우리집인지 할머니네 집인지 고모네 집인지 분간이 안되더만 좋으네' 했다. 작은아들은 '나는 할머니네서 언혀사는 줄, 하 내 방이 드뎌 주인을 찾았어. 막내고모가 내방이 자기 방인줄 자연스럽게 들어와 쉬니까. 이제야 살겠네.ㅎㅎㅎ
나도 그랬다. 내 방에 모든 물건들이 주인의 손을 타고 난 다음 그대로 있어준 물건들 안도감이 왔다.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남지 않아 좋았다. 그렇게 평온이 지속될 즘 어느 일요일 모두가 거실에 둘러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을때 남편 전화벨이 울렸다.
벨벨벨~ 벨벨벨~ 벨벨벨
"큰누나네"
모두가 남편을 바라봤다.
큰아이가 "아~ 또 무슨일 생기려나 보네~ 그럼 그렇지 "
작은아이가 "집에만 안오면 되지
남편은 안방으로 들어갔다. "왜 누나?
"어, 다른게 아니고 아부지 칠순을 어떻게 너희집에서 할래?"
"집에서~~?"
"응, 엄마,아부지는 너네 집에서 간단하게 하자 하시던데...."
"집사람과 상의하고 누나 한테 전화할께"
"그래,그럼"
남편이 안방에서 나오자 아이들과 나는 남편을 바라봤다. 남편은 '왜, 뭐, 다들 왜그래?'라는 식으로 제스추어를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작은아이가 "아빠, 다 들었거든. 할아버지 칠순을 왜 우리집에서 해? 말이돼? 음식냄새에 또 친척들 다오고 완전 형과 난 또 pc방 가 있어야 하잖아?! 그러면서 집에선 게임하지 말래? 말이돼냐고! 형도 말좀해?
큰아이는 "아마도 우리집이 식당인가부다. 밖에있는 식당을 활용을 안하네. 엄마 뭐라고좀 해에~
"너희 아빠가 미적지근하게 하니 그렇지 딱 잘라 말을 할줄몰라 그래서 나만 욕바지야~A"
"내가, 뭘?"
"또 집에서 해 ~에 나 집 나간다. 안볼 생각이면 집에서 하든가 무슨 칠순을 집에서하냐? 지금이 쌍팔년도냐?"
아이들이 툴툴 거리며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TV에서 아나운서가 '진품, 명품' 가격을 알리는 소리만 고막을 뚫어낼 듯 울려 퍼졌다. 체널에 눈길이 갔다. 남편은 핸드폰을 꺼내들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띠리~ 응, 애비냐?"
"네, 엄마."
"현순엄마가 너한테 전화했지?"
"네, "
"그래 간단하게 식구들끼리 니들집에서 미역국 먹자. "
"엄마, 칠순인데 밖에서 먹어요. 작은 아버지 식구들도 있고 한데..."
"밖에서 먹으면 돈 많이 드니까 그렇지~ 애미한테 말 잘해서 그렇게 하자고 해라 여태 해오다 갑자기 밖에서 하자고 하면 작은 아부지 한테 뭐라고 하냐"
남편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눈을 흘기며 안된다고 무언의 소리를 보냈다. 그러자 남편은 내게 전화를 넘기며
"엄마, 집사람과 통화해보세요."
"(엉겹결에) 어머니,"
"애미냐~"
"네"
"아부지 칠순을 너희집에서 하자?"
"아니요, 어머니 밖에 식당예약했어요. 집에서 해도 부패불러야하고 집이 좁아서 안돼요."
"얘, 부패를 왜 불러 사람손이 몇갠데 식구들끼리 하면되지"
"어머니 예약했어요. 어머님 집근처 식당으로 했으니 번거러롭지 않을 거예요. 저 그럼 전화끊을 께요."
전화를 남편에 넘기며 시부모님 집 근처 갈비집으로 예약을 했다. 예약을 하고 남편에게 식당간판과 주소 날자를 알려주며 시누이와 시아버지 친인척들에게 알려다라는 내용과 함께 넘겼다.
남편은 손이 빨라 졌다. 남편은 '단톡방 있으면 한번에 보내는데...'라며 중얼거리며 가족들에게 메세지 보내느라 한참이 걸렸다. 남편의 메세지를 보자 마자 남편의 폰은 그야말로 까톡이 살아움직였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이라도 하듯 내내 조용하던 남편 폰은 나와 연애시절을 방불케 하듯 울려댓다. 까톡 까까톡 까톡. 남편은 쇼파에 폰을 던지며 욕실로 들어가며 당신이 보고 말해!
남편의 폰을 집어들었다. 폰을 보니 단체카톡방이 만들어져 남편을 초대하며 시누이들이 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 시부모님도 들어와 있었다.
"진기야, 큰누나가 니집에서 칠순잔치하자고 한게 기분 나빴냐?"
"설마?! 진기가 그러겠어. 올케가 그러자 했겠지~"
"맞아, 분명 언닐거야! 비번 바꿔버려서 오빠 집도 맘데로 못가잖아!"
"막내 니가 문제야, 너만 제멋대로 굴지만 않았어도 올케가 그랬겠냐?! 항상 문제는 막내야! 난 밖에서 칠순잔치하는 거 찬성! 요즘 누가 집에서 해!" 막내시누이를 꾸짖는 네째 시누이가 맘에 드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세째시누이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지 조용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댓구를 했다.
"하나 밖에 없는 며느리다 니들이 잘해라"라고 톡을 남겼고, 그사이 세째 시누이가 들어왔다.
"엄청들 떠들어 대고있었구만, 헤헤헤"
"니가좀 얘기좀 해봐라 세째야~엄마다"
"응, 엄마~ㅎㅎㅎ"
"진기야 세째누나다. 잘 있지? 아부지 칠순잔치 니집에서 하지 왜 식당으로 잡았어? 올케가 그렇게 하제니?
여기 올케 없으니까 말해봐 여기는 다 진퉁만 있어 짝퉁 없으니까~ㅎㅎㅎ"
"진퉁 짝퉁이 뭐냐? 같은 말이래도 진품, 가품이라 하지 듣기좋게"
"둘째언니도 참 도낀개낀이지?
"다들,하하하하"
"엄마가 맨날 하는 말, 올케 언니 형부들 없을 때 하는 말 엄마자식들 빼고는 다 짝퉁이라고 가짜라고 헤어지면 남이라고 안그러냐고?"
큰시누: "막내가 엄마 옆에서 많은걸 배우네"
시어머니: "맞는 말이지 아무리 잘해봐라 남은 남이지 내자식 같으냐! 니들 아부지 맨날 하잖나 무슨일있으면 짝퉁말고 진퉁만 오라고~"
"엄마도 참 없다고 말 막하네 ㅎㅎㅎ 그러면서 뭘 짝퉁 집에서 밥을 먹자고 하셔!"
"세째야~니들 편하자고 하는 거지 짝퉁은 힘들어도 내 맘은 안아퍼 말로만 수고했다. 고생했다. 하는 거지"
"세상에 엄마 그럼 안돼지 ~우리도 김서방 집에 가면 짝퉁대접 받으면 좋은가?"
"세째야 ~뭘 엄마한테 그러니~ 엄마야 그런세상 산 사람이라 그런걸 뭘 그렇게 맘에 담어 농으로 하는거지~"
"큰언니~ 이거 진기 마누라가 본다면 이건 완죤 부부싸움 각이야~ 얼른 단톡 방 폐쇄해 나 나간다."
세째시누가 나갔다. 흔한 말로 나랏님 없을 때 욕도 못하냐고 하더니 딱 그짝이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나 생각하니 서러워 눈물이 마구 쏳아졌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체 씻고 나왔다.
"왜~왜, 울어? 누나들이 뭐랬는데~?"
"당신이 함 봐!" 뭐 짝퉁? 가품? 기도 안차 미친것들이야!"
"당신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편이 소리가 높아쳤다.
아이들이 방에서 나왔다. 울고있는 엄마를 보고 또 할머니랑 고모들이 뭐라 했나보네 하며 아빠의 핸드폰을 보았다. 큰아들이 아빠의 핸드폰을 보더니 아빠에게 건네며 ~동생을 불러 집을 살그머니 빠져나갔고, 나는 남편을 노려 보았다.
헛웃음이 나왔다. "이 집에 짝퉁이 었어! 내가 그럼, 당신도 우리집에선 짝퉁 대접 받아야겠네"
TV는 '진품 명품의 가격'에 목청을 돋우며 점수판이 억을 넘어서고 있었다. 순간 점수판이 흔들거리며 멈추었다. 1억이 넘는 숫자는 0을 찍었다. 모든 출연자들은 일제히 점수판을 보며 말문을 닫았고, 아나운서의 탄식이 순간의 정적을 깼다.
"아~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가격이 0입니다. 0, A위원님 어찌 된겁니까?"
"이것은 '가꿈'입니다. 진품을 모방한 가품입니다."라는 심사위원의 짧은 한마디에 출연자들은 탄식의 실소를 내었다.
그들의 짧은 탄식은 나를 향해 '잘 꾸며진 가품'이구나 못박는거 같았다. 조용하던 일요일 아침, 조금은 편안하게 보내려던 바램이 짝퉁, 가품인 단어가 우리가정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