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어서, 행복하고, 가족이어서, 불행하다.
사랑과 증오는, 어쩌면 같은 감정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나는 안다. 우리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누나는 엄마의 자랑이지만, 나는 엄마의 사랑이다. 그리고 가끔, 그 사실이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
엄마는 자신의 결핍을 나로 채우려 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제 나는 새로운 가정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중간에 끼어 있어야 하는지,
엄마를 실망시키면 어떻게 될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며 사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 이런 생각들이 끝없이 맴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도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이렇게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가족이라는 건, 왜 이렇게 가까울수록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걸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