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by 야호너구리

어린 시절에는 막연하게 프리랜서라는 직업이 멋져 보였다. 잘 알지도 못했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 나중에 커서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얼마나 허울뿐인 환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세상에 쉬운 일 같은 건 없다는 진부한 진실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은 걸까.


여러 번의 이직을 거듭하며 내 안에 생긴 가장 큰 병은, 소속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불안이었다. 정부 지원 사업이니, 사회복지 업무니 하는 내 능력들은 결국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만 겨우 쓸모가 있었다. 그 틀을 벗어나는 순간, 나는 아무런 가치도 증명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그럴듯한 장점마저도, 말을 걸 상대가 없는 무인도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그래서 월요일은 늘 무료하다. 이번 주에 대한 아무런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퇴근을 하고 아무리 서둘러 집에 와봐야 7시 10분. 씻고 저녁이라도 차려 먹으면 8시 30분을 훌쩍 넘긴다. 잠들기 전까지 허락된 두세 시간의 자유. 그것이 일주일을 버티기 위해 내가 받는 유일한 보상이다. 그러니 주말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 바보 같은 삶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일이 즐거우면 달라질까. 하지만 나는 하루가 즐겁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감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수업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나와,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는 지금의 나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장소는 교실에서 사무실로, 기다리는 대상은 하교에서 퇴근으로 바뀌었을 뿐, 나는 여전히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내 인생은, 그때부터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가끔은 하루하루가 끝나기만 기다리는 내 모습이 한심하다. 작은 행복이라도 잦아야지 행복한 사람이라던데,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내 인생은 명백한 실패다. 나는 왜 기다림이나 인내하는것 말고는 다른 삶의 방식을 배우지 못한 걸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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