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점심밥을 옆 건물에 있는 건설사 구내식당으로 간다. 요즘 들어 앞에서 건설사에 대한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한 이틀째 그러니, 시선이 갈 수밖에 없어서 무슨 시위인지 유심히 살펴봤다.
살펴보니 건설사에서 할인 분양을 해서 본인들의 아파트값이 떨어졌다며 시위하는 것이었다. 자세한 위치라든지 상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그런 식의 시위인 듯 보였다. 그리고는 점심밥을 우걱우걱 씹어먹으며, 그 사람들의 이기주의에 대해서 생각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시장논리에 따라서 수요가 없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인데, 무슨 아파트가 불멸한 자산인 것처럼 저렇게 시위를 할까. 아무리 우리나라가 부동산에 미쳤다고 해도 저런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밥을 다 먹고 사무실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다시 흡연구역으로 가서 담배를 피는데, 아까 시위하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나는 뭐라고 한발짝 뒤에 물러서서, 도덕적인 잣대나 들이대고 알지도 못하는 시장논리에 대해 설파하고 있는 내 모습이 좀 병신 같았다.
사실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중요한데, 아마 난 저 상황이 됐으면, 비싸게 산 내가 병신이지 하고 방구석에서 소주나 마셨을 생각하니, 차라리 저렇게 싸워나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 병신 같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