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임신했다면서 언제 태어나.”
U의 결혼식 날이었다.
몇 달 전에 분당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 J에게서 와이프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바로 저런 질문을 했다.
그런데 J에게서 아이가 유산되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가 슬퍼해서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었다.
내가 했던 질문을 너무 많이 들었고, 그 질문에 대해 답할 때마다 마음에 생채기가 났고, 피가 나고, 딱지가 생겨서 결국은 굳은살이 될 때까지 그 질문에 답을 하여 슬픔이 희석돼버린, 너무나도 평범한 표정이 슬펐다.
J의 사정에 대해서 몰라서 나도 이런 질문을 했지만, 역시나 마음이 아팠다. 죄책감까지 들었다. 마음에 큰 짐이 생긴 것처럼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일어난 일이지만, J에게는 슬픔이, 나에게는 죄책감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K의 결혼식에서 다시 임신을 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J는 희미하게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그 안에는 삼라만상의 고민과 슬픔이 담겨져 있었다.
나도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고 걱정이 돼서 나도 모르게 행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죄책감이 들었다. 차라리 아무렇지 않게 크게 축하를 해줬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괜히 불안한 암시만 내가 준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어제, 드디어 연락이 왔다.
어여쁜 아기 사진과 함께 순산했다는 문자가 왔다. 그날 새벽에 출산했다고 말해주었다.
J도 내 마음을 읽고 있었던 걸까. 나의 죄책감이 느껴졌던 걸까. 그래서 바로 연락을 줬던 것은 아닐까. J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물론 유산에 대한 슬픔이 완전히 지워지진 않을 것이다. 어찌 보면 평생 그 슬픔을 안고 갈 수도 있다.
그래도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J의 기쁜 목소리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딱히 종교는 없지만,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J의 앞날에 늘 좋은 날만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