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날

by 야호너구리

#1


몇일째 글을 썻다 지웠다. 반복하며 아무것도 못쓰고 있다. 머리속에 할 이야기나 적어보고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서 더더욱 그런거같다. 여유가 없으니 글하나 적은 시간이 없나보다.


출근길에 비둘기를 바라봣다. 내가 새에 대해서 잘 아는건 아니지만, 가끔 보이는 새끼비둘기들은 하늘을 잘 날아다닌다. 힘차게 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닌다.


그에 비해서 다큰 비둘기들은 웬지 날지를 않고 걸어다닌다. 사람이나 차가 오면 그때되서 조금 날개짓을 하더니 다시 열심히 걸어간다.


새끼 비둘기들은 아직 알지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굳이 날아다니지않아도. 먹이는 풍족하며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 그것을 이제 알아버린 비둘기들은 더 이상 날지않는다.


나도 다큰 비둘기가 된것일까. 날줄은 알지만 굳이 날아다닐 이유가없어서 날지못하는 것일까.

뭐 사실 애초에 난 비둘기가 아니어서 날지 못하는것 아닐까. 굳이 비유하자면 쥐정도랄까.


쥐나 비둘기나 뭔상관인가 싶지만. 굳이 고르자면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더좋을것 같다.


#2


최근 한두달동안 큰 행사로 인해, 일이 많았다. 일이 많은것도 많은것이었지만, 나빼고 다 퇴근하지 않는 회사에서 눈치보느라 에너지를 다 소모했나보다.


일이 삶인 사람들 사이에서 어차피 나는 소수자일뿐이다. 이사람들의 마음을 당연하게도 알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수는 있다. 6시이후에 열심히 남아서 일을한다. 나도 모른다 이사람들이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는.


직장 상사로부터 너는 통제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들과 같은 모습으로 일하길 원한다. 가족,친구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내팽겨치고, 일하기를.


내가 추구하는 삶은 그런모습이 아닐뿐더라, 그렇게 살고싶지않다. 나이를 먹으면 고집이 쎄진다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기냥 개인의 변화가 줄어들어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와서 보니, 관점의 차이아닐까.


나는 슬램덩크를 좋아한다. 북산의 멤버들은 사실 엉망진창일지도 모른다. 각각 개성도 다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교화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서로를 교화의 대상으로 바라보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한팀이 되었다.


나의 욕심이다. 나도 누군가를 교화의 대상으로 보지않으니, 나도 교화의 대상으로 보지않았으면 한다.

정말 큰 욕심이지.


#3


많은 업무와 눈치보기, 그리고 상처받는 말들. 모든 큰 일들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우울증 증세가 심해졌다.


출근을 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쿡쿡찌르는듯한 흉통이 온다. 급하게 우울증약을 먹고 기냥저냥하게 하루를 버텨내고있다.


도망가고싶다. 사실 도망은 많이가봤다. 힘들면 도망치는게 내 인생이었다.


예전에는 도망가는게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었지만, 이젠 그렇지않다. 도망치는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지만


늘 정신건강에는 이롭다.


도망치려고하는데, 딱히 도망칠곳이 없어서 이렇게 약을 먹고 앉아있다.


이게뭐하는 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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