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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달 Oct 27. 2022

공사 순서 숙지, 예산에 따른 공사 범위 정하기

2021년 8월



공사 순서 익히기


  반셀프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하고 나니 공사 순서를 잘 알아야했다. 나는 투우장 대기실의 흥분한 소처럼, 아기가 잠들기만 하면 곧장 셀프인테리어 카페에 들어가 공사 순서를 익히는 데 몰두했다. 낯선 단어들을 보고 또 보았다.

일반적인 리모델링 공사 순서

  턴키 업체와 계약을 하든 반셀프나 셀프로 진행하든,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다면 위 1~21번의 순서를 거의 빠짐 없이 거치게 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순서가 빠지거나 바뀌기도 한다. 자신의 집의 리모델링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각자의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미장과 도장, 헷갈렸던 개념

  눈동냥 손동냥으로 어깨너머 공부를 하다보니 다른 용어들은 그럭저럭 이해가 되는데 6번 미장과 16번 도장은 차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미장은, 집 전체를 철거하는 경우 울퉁불퉁해진 벽과 바닥, 천장에 시멘트를 펴발라서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도장은, 평평해진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다. (우리 집은 주방과 거실만 도배를 다시 하였고, 별도의 미장, 도장 작업을 하지 않았다.)



예산에 따라 공사 범위 정하기


  오늘의 집과 구글, 핀터레스트와 인스타그램, 셀인 카페를 드나들며 레퍼런스를 찾아보던 나는 어느덧 곧 터질 정도로 크게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식기 세척기를 들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리모델링의 꿈은 어느새 현관과 드레스룸으로까지 그 희망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예산을 정하며 적었던 메모


  그러나 우리의 예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남편은 가전을 포함하여 1000만 원 선에서 공사를 하자고 했다. 주방에 식기 세척기와 인덕션만 들여도 그 값이 못해도 1.5백만 원은 할 거다. 그렇다면 공사에 쓸 수 있는 예산은 8~9백만 원이라는 소리. 8~9백만 원으로 주방을 뒤엎고 현관, 드레스룸 리모델링까지 할 수는 없다. 턴키로도, 반셀프로도. 셀프로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각 공정을 손수 진행할 정도의 능력과 에너지, 시간은 없다.



  머리를 싸매고 계산기를 두드려보았다. 심장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1천만 원으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는 현관과 드레스룸 리모델링을 포기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냉난방비 절약을 위해 현관에 중문 설치, 안방(도면상 방1)에 부부의 옷을 정리할 붙박이장 설치 정도는 진행하기로 했다. 중문 설치 비용은 대략 70만 원, 친환경 자재등급 E0 이상이면서 디자인이 깔끔한 붙박이장은 250만 원 선이었다.


  주방 가전과 중문, 안방 붙박이장만 해도 벌써 400만 원을 웃도는 예산이다. 1천만 원 안에서 해결하려면 600만 원 안팎에서 주방을 리모델링 해야한다. 나와 남편은 아낄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아껴보자고 결의했다. 다만 목표 예산은 1천만 원이지만 예상 밖의 비용이 생길 것을 감안하여 최대 예산은 1천 5백만 원으로 잡자고 결론을 내렸다.


공사 후 공간에 따라 정리한 지출 내역

  

  공사 후 지출 내역을 정리해보니 총 1576만 원을 썼다.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끼며 진행한 결과이다. 목표 예산에 얼마간 보탠 금액으로 최대 예산을 정한 것은 심리적, 현실적 측면 모두에서 약간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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