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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다 잘할 필요는 없어

by 약오르지

공무원은 신분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종이라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인기가 형편없다. 낮은 초봉과 연금 개악과 같은 환경 변화로 인해 민간에 비해 경제력이 낮아진 게 중요한 원인이다. 여기에 정치적 중립 의무, 겸직 금지, 외부 활동 제한 등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도 공직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면서 혹자는 공공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얘기한다. 앞으로 민간과 기업이 주도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 예측하며 말이다.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의 주요한 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이 집행한다. 예를 들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배분을 결정하고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일은 모두 공무원이 했다. 그리고 국가 간 대립과 갈등 상황에서 민간과 기업의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최근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 와 관세 정책 문제를 보더라도 정책 결정의 권한이 정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과 민간기업의 무기력함은 여실히 드러났다.


요즘 세계 각 국은 국가주의적 정책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슬람 난민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과 같은 사건들은 자유민주주의 보다 국가주의를 우선했던 사례다. 특히 유럽 선진국은 자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향후에는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대해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책임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은 외국 정부와 대화, 타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역할과 역량은 국익과 국민의 삶에 훨씬 더 밀접하게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에 국가 행정을 이끄는 공무원의 질 향상은 국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해 우리 국민의 삶까지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나는 민간에서 일하다가 공직을 선택했다.


민간에서 일하면서 받았던 월급에 비해 공직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비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경제적 풍요가 인생의 목표가 될 순 없었고 돈은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이라 생각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며 좋은 선후배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선택에 후회는 없다. 후배들도 공직에 관심을 가지고 한 번쯤은 도전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공직은 자신이 가진 자질을 발전시켜 인생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직장이다. 공무원 생활에서 한 일의 결과는 내 성취가 되고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영어를 잘한다면 외국 정부와 일해보는 경험을 통해 최고의 외교관이 될 수 있다. 논리적 사고력이 있다면 제도를 운영하는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정책을 설계하는 행정가가 될 수 있다.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인생 목표를 세우고 열정을 쏟아부어 보자.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는 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모든 걸 잘할 필요는 없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 끊임없이 도전해 보자. 나중에는 그것이 나만의 특별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나의 경험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당신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능력을 마음껏 펼치게 되길 응원한다.


여기서 이 글을 접고자 한다. 오늘 누군가의 하루에 잠시나마 빛이 되었기를 바라며, 펜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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