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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5. 2024
내 이름은
경단녀의 밥벌이 이야기 19
요즘 현대인들은 이름을 인증할 일이 많다.
휴대폰 인증 절차에서 처음 확인하는 것도 이름이다.
그리고 난 매번, 그러니까 거의
열에
아홉은
틀리게
쓰고
아홉에
여덟은 '
시련'이라고
오타를 낸다
.
어릴 때부터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에 미정, 미연, 미희, 나연 등 부드러운 발음의 이름이 막 유행하기 시작할 때였다.
내 이름 역시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나는 이 이름들 중에서도 굉장히 세련된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름의 뜻을 알고나서(일곱살 때 그 뜻을 알았다) 이름이 싫어졌다.
이름을 지어 준 건 지금은 돌아가신 둘째 큰아버지였다.
호적에 올라간 이름의 뜻은 처음 시작하는 연못이고,
집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부르는 이름(큰아버지는 양반만 있는 호라고 했지만)은
윤택
하고 큰
물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불리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다들 이 이름으로 불렀기에
학교를 가기 위해
본명을
알게 된
일곱 살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두 이름의 의미를 더하면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 정도로 해석이 되겠다.
그런데 살아갈
수록 계속 뭔가 시작만하고 끝을 맺지 못하니 사람은 정말 이름따라 가는 걸까 싶어 이름에 대한 불만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더구나
인증할 때마다 시련이라고 오타가 나니
이름 때문에 시련이 잦나 싶은 느낌이 든다면 지나친 피해의식일까.
여하튼
최근들어 마음이 많이 흩어지고 있어서 브런치는 물론
일기에도
간단하고 짧은 글을 쓸 여력이 없었다.
재취업한
지
1년이
되었는데,
이제
슬슬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
줘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조급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으려고
그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잖아.
그리고 난 부자야, 이미 명성 있는 작가라고! 라며
세뇌 중이다(자기계발서 보면 이미 확정형으로 말하는게 좋다길래...).
그래도 생각해 보면 지난하고 남루한 먼지 같은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돌을 주운 것 같은 좋은 일도 더러 있었다.
이렇게 자잘한 행운들이 오는데 혹시 이름 때문에 대박이 안났던 거 아닐까?
두 번째 의미를 지닌 이름으로 개명하자마자 대박나는 거 아닐까!
내 인생 2막은 개명과 함께일까 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크고 빛나는 행운이 함께하길
#개명
#경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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