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월요병 때문인지 유난히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출근을 했다. 머리도 산발에 화장도 대충 찍어 바른 날이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주호가 쪼르르 달려왔다.
“선생님, 머리가 왜 이렇게 개판오분전이에요?”
아이는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지쳐서 그런다 지쳐서.”
“선생님, 제가 머리 빗어 드릴까요?”
“됐습니다. 빗도 없어요.”
“아니에요. 저 할 수 있어요.”
주호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내 뒤로 와 엉킨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오, 선생님 머릿결 좋다. 근데 왜 이렇게 엉켰어요?”
“니들이 말을 안 들어서 그래.”
“에이.”
주호는 손가락으로 갈퀴를 만들어 내 머리를 빗겼다. 한 5분쯤 지났을까,
“선생님 다 됐어요. 엄청 부드럽죠?”
기어코 머리카락을 다 풀어낸 주호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오, 조주호. 제법인데?”
“히히. 근데요 선생님, 오늘 왜 이렇게 지친 거예요?”
“음... 주말이 너무 짧아서? 주호야, 월요일에 학교 오기 정말 힘들지 않니?”
그러자 주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네! 그러니까 우리 오지 않기로 해요.”
“선생님도 그러고 싶다. 월화 나오고 수요일 쉬고 또 목금 나오고 주말 쉬고 그러면 좋을 텐데.”
“에이 아니죠 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쉬고 토요일 일요일을 나와야죠.”
“크으, 역시 훌륭하다.”
그렇게 월요일 아침부터 우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