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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by 뽀송이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차라리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아프면 아프다

배고프면 배고프다

짜증나면 짜증이 난다


말을 하지 않으니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강아지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아프면 아프다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화가나면 화가 난다고

그때 그때 말을 한다면,


그때도 사람들은

강아지를 사랑할까?


하루종일 주인을 기다리고도 심술부리지 않고,

주인이 밥 주는 걸 깜박 잊어 굶어도 화내지 않고,

아플 때도, 슬플 때도, 서운할 때도,

우리에게 짜증내지 않고 홀로 모든 걸 감당하기에

우리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것이다.

아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뿐이다.


사랑은

강아지가 우리에게 주는 게 사랑이다

우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그들을 따라갈 수 없다


그들의 사랑을 따라가기에

인간의 사랑은 너무나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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