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 2/6 수크레 짱

by someday

오늘은 월요일이었다. (한국은 화요일?)
핸드폰을 보지 않으면 영 날짜와 요일을 알기가 어렵다. 여행의 나날이란 이런 것이겠지.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시리얼에 빵한조각. 것도 은근 배가 부르다. 또 느즈막히 씻고 나가서 카페로 간다.

월요일이 되니 수크레엔 활기가 넘친다. 어제 문을 닫았던 모든 상점들도 문을 열었고 사람들도 많고 차도 많고 (덕분에 매연이..)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보인다!

와이파이 잘되는 카페에가서 카페꼰이엘로(이엘로는 얼음) 한잔 시켜놓고 일정을 정리해본다. 정확한 계획 없이 온 여행이라 다음 도시에 대한 계획만 하고 이동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고 이동하고 하는 식으로 한치 앞만 보고 이동 하는 식이다.

헌데 9일 여행하는 동안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내 연인 내 가족 내 친구들 과의 시간보다 남미에서의 시간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ㄱ 어려웠다. 스물한살 첫 해외여행 이후로 나름대로 계속해서 여행을 다니고 좋아했던 나로서는 이번 여행에서의 저런 생각이 스스로도 무척이나 낯설고 신기하고 믿기지 않았다.

이 좋은 여행을 와서 집을 그리워 하는 배부른 소리라니! 물론 전에 여행할때도 좀 길게 가면 가끔씩 집이 그리울 때도 있었지만 당연히 여행의 즐거움이 훨씬 컸고 그 순간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그 두가지의 생각이 약간 반대가 되어있었다.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즐거웠지만 무언가 그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희한하지 참. 나이를 먹은 건지 내 일상이 생각보다 너무나 소중했던 건지..?

무튼 그런 생각들을 하며 카페에서 이리저리 일정을 생각해본다. 우유니에 갔다가 그 다음에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해 ..

열심히 고민하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뭔가 맛있는 걸 찾아 나섰다. 시장에 소고기 무국과 비슷한 맛이 나는 걸 판다고 해서 가보았다. 짧은 스페인어와 손짓 발짓으로 sopa con carne (스프랑 고기)y 저거 pollo con arroz (저거 닭에 밥) 식으로 주문한다 ㅋㅋ 주문한 음식이 금새 나오고 먹어보니 오 좀 짜긴 해도 소고기 무국 비스무리한 맛이고 밥이랑 시킨건 닭도리탕 비스무리하다. 입맛에 잘맞음 ㅋㅋ 동남아때랑 비슷하게 뭔가 좋은 음식집보다 이런 시장이나 길거리 음식이 더 맛있을 때가 많다 훗


성공적인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또 낮잠을 잔다 (이건 정말 좋다..)

5시쯤 일행들과 다시 만나서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거기로 가본다. 열심히 오르막길을 오른다. 그래 뭐 올라가야 높아야 전망이 보일테니.. ㅜㅜ 3800미터에서 걷다가 2800미터에서 걸으니 뭐 많이 힘들진 않았다.

올라가보니 캬. 감색 지붕과 흰벽으로 가득찬 수크레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감동! 이래서 수크레~ 수크레~ 하는겅가 ㅋㅋㅋ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옆에 카페로 가본다. 커피한잔에 티라미수 시켜놓고 (겁나 달다..) 수다 떨다가



밖을 살짝 보니 어느새 하늘은 분홍색!! 다시 뛰어나가서 전망대로 달려갔다.




엄청 멋진 석양과 수크레의 야경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꽤 추웠는데도 아무도 가자는 소리도 못하고 서서 경치를 즐길 수밖에 없었다. 그 풍경만으로도 수크레에 온 보람이 있었다. 장기투숙자가 많다는 수크레는 멋진 도시였다.

도저히 이건 말로 표현이 안되서 사진 첨부를 시도해본다..

해가 다 질때까지 오들오들 떨면서 야경을 감상하다가 내려왔다. 역시 올라가는 건 힘들어도 내려오는 건 금방 ㅎㅎ 숙소 근처에 스테이크집(생긴건 포장마차)에 가서 고기를 썰어본다 .. 단돈 40볼!! (7천원도 안댐) 맛있다! 근데 짜다! 그리고 약간 질겨서 턱이 아픔.. 그래도 맛있긴 했다.



내일은 또 어슬렁 일어나서 카페에 갔다가 전망대에 또 가봐야겠다. 아마 낼 모레 우유니로 떠날 테니 낼은 수크레 마지막 밤일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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