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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Dec 11. 2015

위로가 되는 시

혹은 노랫말


수선화에게

-정승호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홀로서기2

- 서정윤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 다시 쓰러져 있었다.



위로

-이선규


누군가 울면 누군가 웃고   

누군가 오면 누군가 가고 

위로하고 싶지만 딱히 생각이 안나 


누가 있으면 누구는 없어 

나를 잊으면 넌 기억되고 

그런 거 그런 거 


누군가 울면 누군가 웃고 

너를 반기면 나는 떠나고 

그런 거 그런 거



샤이닝

- 김윤아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가난한 나의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 있네


이 가슴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가끔씩.

-김윤아


가끔씩 생각해

이런 저런 일들을

아무일 없는 매일과

당연해지는 사람들을,


그래도 생각해보면

난 참 행복한 사람

평화로운 일상과 

많은 좋은 사람들,


더이상 아무것도

필요치 않아.


나는 살아있는 것일까

살아있는 꿈을 꾸는 것일까

나는 살아가는 것일까

그저 살아지고 있는 것일까


더이상

아무것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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