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어느새 D-3
결국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는 보고 책은 다 못 읽었다. 읽기 힘들 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화로는 부족하다며 자신 있게 책을 구입하였으나! 30% 밖에 못 읽었다는 슬픈 이야기.. 들고 가기에는 책이 너무 무겁다는 슬픈 이야기.. 다녀와서 포르투갈을 추억하며 읽어야겠다..
어쨌든,
학생 때 배낭여행 이후로 여기저기 짧게는 2박 길게는 9박까지, 1년에 2,3번씩 계속 꾸준히 여행을 다녀왔지만 되돌아 보니 혼자 떠나는 여행은 2012년 이후로 3년 만이다. 게다가 같이 떠나서 혼자 남겨지는 여행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혼자 떠나서 함께 돌아오는 여행.
요즘은 너도 나도 혼자 여행을 가고 스무 살 여대생도 마흔 살 직장인도 혼자 잘도 떠나는데 오랜만에 막상 혼자 떠나려니 약간 부끄럽게도 두근두근 떨리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후후) 얼마 전엔 심지어 혼자 여행하며 길을 잃거나 혼자 비행기를 타서 심심해하는 꿈도 꿨다! (맙소사) 내심 굉장히 뭔가 걱정하고 있는 건가!
나 여행 많이 다닌 여자야! 나는 혼자 여행도 많이 했어!
라는 것들이 괜스레 자랑같이 느껴지는 요즘 세상에서 내심 안 그런 척했지만 오랜만의 혼자 하는 여행이 조금 불안했었나 보다. 근데 그 불안한 걸 내심 안 그런 척하다가 내 스스로에게 걸린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난다.(ㅎㅎ) 이런 것들에 피식 웃으며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보니 나도 조금은 으른이 되어가나 보다. 뭐 그럴 나이가 되긴 했지.
뭐 비행기가 연착되면 되는 거고 복불복이고 가서 심심하면 심심 한대로 사람들을 만나 즐거우면 즐거운대로 다 좋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이 명절에 가족들, 이쁜 조카들도 뒤로하고 뭐한다고 포르투갈까지 가서 혼자 돌아다니다 오려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정말 1년 전? 2년 전? 까지만 해도 요런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고 여행이면 그저 너무너무 좋았는데 어느새 나도 현실에, 안정된 삶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 인가.
물론 막상 포르토 공항에 도착하면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할 거고 거리만 걸어도 기분이 좋을 테고 이틀 정도만 묵으면 그 호스텔이 내 집 같이 느껴지겠지. 매번 그랬으니까
어쩌면
점점 더 주위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고 혼자 하기보다 누군가와 같이 하는 게 익숙해져서 혼자 아무것도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서 조금은 억지로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 같기도 하다.
것봐 난 역시 혼자 잘 다녀, 혼자 여행도 잘 하고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의지하지 않아도 난 혼자 잘 하는 사람이야.
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사실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의지하면 어떻고 매달리면 어떠한가. 어차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혼자 굳이 억지로 하지 않아도 괜찮고 친구들과 패키지여행을 떠난다 한들 누가 뭐라고 할 것이며 그 즐거움이 혼자 멋있는 척하며 떠나는 여행보다 못할 것은 뭐란 말인가.
얘기가 삼천포로 빠진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어쨌든 여행은 어느새 3일 후로 다가왔고 나는 사실 포르투갈이 너무 궁금하고 오랜만에 온전히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지게 되는 것에 나는 어떻게 느끼고 반응할지 너무 궁금하고 걱정되면서도 기대가 된다.
혼자 심심한 순간들이 오면 브런치에 글을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