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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Feb 07. 2019

다시 방콕으로..

다시 방콕으로 가는 날.


+떠나면서는 섬에 좀 더 있을 걸 그랬나 하며 아쉬웠지만 나른한 카페에 앉아 있는 지금 생각하면 섬은 섬대로 방콕은 방콕대로 그저 좋으니 괜찮았던 것 같다.


미세먼지따위 없는 코파얌의 선착장


배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서 라농 선착장으로 다시 간다. 갈수록 다시 또 물이 더러워진다. 오면서 섬을 바라보니 보라카이나 코따오 같이 에메랄드 색의 바다는 아니다. 해변도 그랬던 것 같다. 맑고 파랗고 얕고 수영하기 좋았는데 에메랄드 빛 그런 바다는 아니었다. 스쿠버 다이빙 하기에 별로려나 하고 생각해봤다. 지금 건기인데도 진한 물색이니까.. 혹시 코따오쪽 바다보다 이쪽 인도양이 스쿠버다이빙 하기 별로인 거라면 아마도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아직 많이 안온 건 아닐까나. 보통 20대 젊은 다이버들이 섬을 찾아다니며 그 섬이 발전 되고 술집도 많아지고 그런건데 코파얌엔 다이버보단 히피스런 가족들이 많았다. 우리는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크게 즐기지 않는 편이라 그 부분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을 지도.. 라는 생각들을 해본다  


라농 선착장이 작은편이었어서 택시가 없으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리조트에서 보트랑 택시 예약까지 해줘서 편했다. 보트 인당 300밧에 택시 둘이 500밧 해서 두명이 1100밧으로! 택시타고 공항까지 40분쯤 걸렸는데 비싼가 싶기도 하지만 부르고 기다리고 하는 일 없이 편하게 가는거니까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작은 라농 공항. 하루에 방콕가는 뱅기는 3편 뿐인 것 같다. 녹에어는 아침과 저녁에 하나씩, 에어아시아는 1시반에 하나. 1시반 뱅기가 가장 무난해서인지 사람도 많고 자리도 꽉찼다.


돈무앙 공항에 도착해 그랩타고 방콕의 올드타운으로 가본다. 사실 '올드타운'이라는 것 자체는 굉장히 넓은 지역을 일컫는 말인듯 했다.


왕궁을 중심으로 카오산을 포함한 프라나콘, 라따나코신 지역을 모두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아래쪽 차이나 타운도 포함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고 아직 잘 모르겠다 어려웡. 돌아가서 정리/소개하고 싶은 마음..


나는 우선 몇개 찾아놨던 카페들을 중심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태국을 그렇게 많이 왔어도 카오산과 람부뜨리만 가고 통로나 아쏙가서 놀기만 했는데 왕궁 부근을 넓게 걸어보는 건 첨인듯..

느낌이 새로웠다. 뒷골목엔 가정집들이 많고


고양이들도 많았다.


짜오프라야 강으로 이어지는 얇은 물줄기를 따라 가게들도 있고 호스텔들도 많았다. 인테리어가 다들 멋졌는데 몇년새에 새로 생긴 거겠지?



그렇게 걸어서 다들 맛있다고 하는 krua apsorn에 갔다. 게살을 다 발라서 커리랑 같이 주는 메뉴가 인기가 많더라. 500밧 짜리 말고 밥이랑 같이 나오는 140밧 짜리 싱글 메뉴도 있음.


주문하고 옆을 보니 혼자 온듯한 한국 여성분이 있었다. 우린 둘이어도 메뉴 2개만 먹는게 아쉬운데 혼자면 한개밖에 못먹으니 얼마나 아쉬울까 내가 그맘을 알기에 한국분이냐 묻고 같이 먹자고 했더니 다행히 무지 좋아하시며 합석하셨다! 20대초반의 첫 태국여행온 예쁜 학생이었는데 이제 곧 치앙마이로 간다고 했다. 아쉬워라..! 그래도 셋이 다양하게 먹고 즐겁게 이야기했다. 기어코 돈을 내겠다는 걸 말려서 우리가 계산을 하고 나중에 다른 친구들한테 밥 사주라고 했다. 크 언젠가 그런 언니오빠들을 보고 멋있다 나도 그런 여행자가 되어야지 했었는데 이제 그럴 수 있는 나이와 경험과 연륜?이 생긴 것 같아서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부러우면서도 지금의 내가 좋다.


기분좋은 해프닝을 뒤로하고 숙소에 와서 좀 쉬다가 숙소 앞 카페로 가본다.

여기도 예뻐서 즐찾해놨던 곳인데 마침 숙소 앞이길래!  Petit Peyton Traveloque cafe 여기도 호스텔이랑 같이 운영되는 듯 보였다. 태국의 빈티지는 뭐랄까. 우리의 경성스타일 빈티지와는 또 다른, 짝꿍이 너무 좋아하는 색의 고가구들과 타일들로 이뤄져있다. 거기에 연한 녹색과 연한 핑크가 어우러져서 예뻤다.


나는 밀크티를, 짝꿍은 블랙티를 주문했는데 밀크티는 적당히 달아 맛있었고 블랙티는 정말 굉장히 진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카오산으로 걸어갔다. 와 사람 진짜 많더라 람부뜨리 로드에도 엄청 많았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9시가 되어서 근처 라이브바 Adhere로..

보통 9~10시엔 혼자 기타치며 노래하시는 분들이 있고 그 후에 밴드가 온다. 오늘은 젊은 여성분. 목소리 좋고 너무 좋았는데 사람들이 떠들고 그래서 가수가 집중을 못해서 아쉬웠다. 대기 중인 밴드는 롹이라고 해서 (특별 게스트라고..) 재즈를 듣고 싶었던 우린 조금 듣다가 나왔다.


약간 출출해져서 람부뜨리 로드에 교촌이란 한식집을 찾아갔는데 없어졌는지 못찾았다. 실패. 그래서 짝꿍이 항상 극찬하던 Susie wang's beers and buns 로 샌드위치를 먹으러!

오 짱맛! 토마토살사가 매우 신선하고 빵도 부드럽다. 마시쪄


그리고 숙소가는 길목에 위치한 또다른 재즈바 Brown sugar로! 밖에서 보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데 깊숙히 들어가니 멋진 공간이 따란!


방콕 가게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 외관은 허름한데 들어가보면 비밀의 공간 같은 그런..


맥주를 좀 마시며 기다렸더니 어린 여성분이 보컬인 밴드가 나왔다. 연주솜씨도 너무 좋고 보컬의 목소리도 넘나 매력적..황홀.. 밴드이름 Destination unknown이라고..후후


그렇게 몇시간을 듣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작은 바 밖에서 맥주마시던 태국 청년들이 여기 맥주 맛있다고 하길래 그래~?하며 바로 합석. 이런게 여행의 재미다. 투애니원을 좋아하는 예쁜 친구랑 그의 남자친구랑 또 다른 친구들 세명 더.. ㅎㅎ 한류의 힘인지 한국어에도 관심이 많아서 서로 맛있다=아 로이, 너무너무= 막막 해가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서로 예쁘다며 취기어린 칭찬을 주고 받고 쵼! 건배! 하며 술을 마시고.. 여행자 눈에 비친 사람들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태국 사람들은 대체로 웃음이 많고 친절하다. 밤에 외국이 커플이 지나가며 쳐다보면 웃어주고 함께 웃으면 이리와서 같이 놀자고 불러준다. 조심은 해야겠지만 조금의 경계만 풀면 여행이 더 즐거워진다.


그렇게 또 방콕에서의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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