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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Feb 11. 2019

방콕에서의 나날들

마지막 2일 중 하루

방콕에 돌아와 알차고도 게으른 하루를 보내고 있다. 목요일엔 올드타운에 있는 빈티지한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뜨거운 햇빛을 맞으면서 나른하게 카페까지 걸어갔다. 골목골목 슈퍼, 금은방, 식당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한번씩 스윽 쳐다보곤 금새 제 일로 돌아가신다. 조용하지만 조용하지 않은 풍경. 확실히 통로나 수쿰빗과는 다른 나른하고 정겨운 풍경.



그리고 갑자기 시야가 환해졌다. 드디어 미세먼지가 많이 사라진듯..

왕궁 뒤쪽으론 이런 공원도 있다. 올드타운은 왕궁도 있고 관공서도 많아서 인지 은근 통로보다 걷기도 좋고 인도도 넓고 공원도 있고 좋다.


사진으로 보니 은근 풍경도 좋고. 사실 짜오프라야강의 악취만 아니면 훨씬 좋을 강가..ㅜㅜ


이렇게 걸어서 찾아간 카페는 Eden's란 곳이었다. 테이블은 한 5개쯤? 작은 곳.. 평일 낮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커피는 콜드브루만 있었고 브런치스러운 메뉴들이 조금. 가격은 커피90 스크램블180 정도였나 둘이 먹구 540밧 냈으니까.. 싸진 않고 많이 비싸지도 않은 가격. 맛도 괜찮았다. 소품 하나하나 예뻐서 구경하기 좋았고 짙은 옥색?과 나무색이 잘 어울렸다.


스크램블을 먹으면서 태국에서 어느정도 살면 이런 곳에 자주 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예전에 태국 친구들에게 듣기론 대졸 신입의 임금이 4~50만원 정도(1만~1만3천밧쯤?)로 들었는데 우리가 저 카페에 가서 2만원쯤 쓴거니까, 한달에 200만원 받는 사람이 카페가서 8만원쯤 쓴다고 생각하면 감이 좀 올 것 같다.


아무래도 태국은 빈부격차가 크니까 아마도 우리가 이런 카페에서 마주치는 태국분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직장인은 아니고 돈이 많아서 집에 계시거나 사업하며 돈이 좀 있는 평일 낮에 8만원짜리 브런치 먹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 흐허허 우리같은 친구들은 점심은 50밧 국수, 저녁은 가끔은 외식 아님 50밧 밥집에 가겠지 우린 뭐 정말 말그대로 동남아에 놀러온 관광객의 특혜다..


여러 생각을 뒤로하고 이번엔 커피 마시고 책읽으러 넓은 카페를 찾아 떠나본다. 에덴에서 5분거리에 The Oqposite란 카페가 풀도 많고 좋아보여서 찾아가봤다.

대체 그런 넓은 카페가 이거리 어디에 있을 수 있나..하고 생각할 때쯤 보이는 작은 간판.



안으로 들어가보면 이렇게나 넓고 시원하게 지어놨다.


내부 인테리어도 나무색과 초록 그 자체.


이렇게 2층에도 넓은 공간 그리고 또 나무


태국엔 원래도 나무가 잘 자라서 많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 인테리어에도 나무를 참 잘 사용한다. 큰 나무를 굳이 해치지 않고 주위를 둘러싼 2층 테라스를 만든 다든지 하는 경우도 많고 나무가 있을리 없는 쇼핑몰 꼭대기 층 바에도 땅을 굳이 만들어 나무를 심는 다든지. 그래서 참 좋다. 나무는  보기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고. 우리 집에도 좀 더 많은 식물들을 들여놔 봐야겠단 생각이..


그렇게 책읽고 쉬다가 저녁엔 한식을 먹으러 갔다. 일주일쯤 지나니 넘나 땡기는 것.. 실롬역 옆에 살라댕역 옆쪽에 있는 The bab korean bistro에 찾아갔다. 평도 좋고 사진을 보니 푸짐하길래! 너무 딱 저녁때 가긴 했는데 작은 홀이 태국인들로 꽉차있었다. 놀랍. 태국인들 땜에 웨이팅 할줄이야.. 왠만해선 웨이팅 안하는 우리지만 근처에 다른 한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니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식사 중인 태국 분들을 구경했는데 다들 엄청 잘먹고 1인 1찌개 하고 ㅋㅋ 신기했다. 강남스타일 때부터 태국에서 한류를 느끼긴 했지만 예전보다 이번엔 훨씬 더 가까이 느껴진다. 태국 친구들이 말하는 한국 드라마, 가수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음식도 이렇게 많이 찾아오다니 신기..


맛이야 뭐 말할 것도 없었다. 사실 사진에 나온것 보다 더 많이 시켰는데 결국 다먹었다. 반찬도 많이 주셨는데 먹느라 못찍음 ㅠㅠ 반찬으로 김치전이 나온다 흐하


밥먹고 배도 식힐겸 실롬역까지 걸어가다가 엄청난 거리를 발견했다. 예전이 출장 왔을 때 지나가본 팟퐁?거리를 지나 살라댕역 근처로 가는 길.. 어떤 길 하나가 통째로 여자분들이 밖에 쭉 서계시는 그런 곳..; 뭐 그렇다 여기까지..


어딜갈까 하다가 MTR타고 우선 스쿰빗역으로 갔다. 내려서 커피한잔 하고 핫하다는 쇼핑몰 5층에 있는 거대한 .. 클럽?바?로 향했다. 클럽 라운지 같은 곳, 루프탑 느낌 등 다른 분위기의 4~5개 공간이 이어진 곳, 바로 Escape! 프롬퐁역 바로 앞 쇼핑몰 The EmQuartier 5층에 있다.


루프탑 구역?에서 맥주를 한잔 했다. 여기도 나무가 많은게 인상적이었다. 마치 자 5층에서 해변을 느낄 수 있게 꾸며주세요! 했을 법한 인테리어였다.


그러고선 The Woodshed란 재즈바에 갔는데 몇일전 Black amber 재즈바에서 혼자 심취해서 피아노를 치시던 그 할부지가 계셨다.. 문제는 넘 혼자 심취해서 관객도 드럼도 나몰라라 스타일..ㅜ bar 분위기는 참 좋았는데 음악이 너무 .. 그래서 다시 저어기 방콕 3대 재즈바 중 하나라는 색소폰 펍으로 가봤다.

분위기는 좋았어 woodshed...

색소폰 펍! 10시반~12시, 12시~1시반 이케 이차로 공연 하는데 우린 두번째 공연을 보게 됬다.

The luxry란 이름의 이 밴드는 너무나도 폭발적이었고 진짜 너무 신나고 감동적이고 춤도 추고 따라부르고 난리가 났었다. 감격!! 영상 찍을 생각도 못했네..


결과적으론 공연도 너무너무너무 좋았고 공연이 끝나고 한국 친구들 두명과 카오산에 가서 5시까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도 했다. 뭔얘길 하느라 대체.. 즐거운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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