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Aug 30. 2019

8월의 끄적이들


벌새 시사회 관람 후 

영화 '우리집'과 연이어 보니 기분이 묘했다. 어린시절 에겐 진심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어른이란 존재가 있었나? 영지는 신기루 같은 존재고 실제로 사라져 버린다. 크게 슬프지는 않았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 시절 그 나이에 느낄 모든 감정과 경험을 꾸준히 나열하고 그 한켠에 큰 사건을 배치하고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지만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니 한편으론 옆집 이야기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저 먼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


미드소마 관람 후

기괴한 힐링캠프...? 끔찍한 치유의 과정을 목격한 기분. 중간에 집단적인 외침의 의미를 깨닫고 나서는 영화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공감력을 상실한 이 사회에 대한 극단적인 표현인가 싶기도 하고..


카페 바그다드 관람 후

영화가 시작한 지 몇십 분 동안 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브렌다의 찢어지는 괴성이 극을 달하는 순간 진심으로 끌까 말까 몇 번을 고민했다. 왓챠 예상 별점이 이렇게 나를 배신하나 하고 생각했다. 허나 뒤로 갈수록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바그다드 카페는 황량한 사막과 찌푸린 여인 사이의 마법 같은 힐링 영화..? 그곳의 환경이 바뀐 건 없다 황량한 사막 같은 손님들 우는 아이 노인.. 그들의 마음이 바뀌고 미소가 추가되었을 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독서 후

작가의 상담기와 나의 마음들이 크게 다르지 않아 흠칫했다. 무기력하거나 폭식하거나 극단적이거나. 아마 현대인의 대부분이 이 중 하나씩은 공감할 테지..


내 탓 증후군

모든 게 내 탓처럼 느끼는 것도 철저한 자기 중심주의의 결과다. 절대 착해서가 아니다. 쟤 표정이 변하고 기분이 안 좋아진 것 같고 그 원인은 나에게 있는 것만 같고 내가 방금 한말 때문 인 것 같고 채팅방이 조용해진 것도 내가 괜히 말을 잘못 꺼냈기 때문인 것 같고 그런 모든 것이 세상을 다 내 중심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쭙잖게 착한 거라 생각하며 계속하지 말고 당장 그만둬야 한다. 올 어바웃 유가 아니다. 우리는 사건의 독립성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을 읽으면서

사실 알고 보면 유연한 사람, 열린 사람들이 누구보다 차가운 사람일 수 있다. 기대를 적게 하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거리감을 두어야 의견을 받아들이고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내 나름의 ‘비법秘法’이 있기는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거리감’이다. 세상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좋은 세상을 원하지만 그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을 저주하지는 않는다. 좋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지는 않는다. 내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는 경우에도 모두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내가 하는 일들은 의미가 있다고 믿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임을 인정한다. 삶이 사랑과 환희와 성취감으로 채워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좌절과 슬픔, 상실과 이별 역시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요소임을 받아들인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저


풍요 속의 빈곤

풍요 속에서도 빈곤을 느끼는 이가 있는 반면 작은 것 하나로도 풍족해하는 이도 있다. 전자는 후자를 항상 부러워하지만 그 이유를 모른다면 영원히 부러워만 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다.



생각날 때마다 끄적여 놓았던 것들.. 아까워서 모아 본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주제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구나. 나중에 한번 써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극의 빈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