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질문 삶은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있어요. 당신의 삶에도 분명 많은 시련이 있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삶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왠지 모르게 오늘 질문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어요.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뭘까.. 를 생각하려면 지나온 시련을 떠올려야 하는데, 그게 단번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제게도 시련은 많이 있었어요. 헌데 내 시련은 별거 아니야 훨씬 더 힘든 사람이 많잖아,라고 생각해 버릇한 습관 때문인지 아님 실제로 감사하게도 그리 큰 시련은 없었던 것일지, 저 질문을 보니 어떤 시련이 있었더라 어떻게 이겨냈더라 싶더라고요. 모두가 아픔의 역치가 다른 것처럼 시련 또한 그 누구도 판단하기 어렵겠죠.
어쨌든 제 나름의 시련으로 기억하는 일들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던 것 같네요. 저도 어떤 날은 제 스스로가 너무 하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저만 뒤쳐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헤맬 때가 있어요. 하지만 대체로는, 그래도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큰 편입니다. 결국 저는 잘 해낼 거란 걸 알고 있고 지금 힘들거나 괴롭더라도 이걸 해내든, 그걸 피하든 어떻게든 해결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는 거죠. 지금의 짝꿍과 오래 함께 대화하며 얻게 된 부분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혼자의 시간을 잘, 많은 생각과 함께 보내면서 얻게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원동력이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터득한 팁 같은 건데요. 시련이라기보다 힘든 감정이 찾아왔을 때 사용하는 팁이에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진짜 왜 내가 이런 감정이 드는지 생각해봐요. 당연히 감정이 가득한 그 당시엔 그게 잘 안되는데, 잠을 자건 쉬건 먹건 감정을 좀 가라앉힌 다음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해봅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힘든 거지? 하고 하나하나 다 나열해봐요. 그렇게 써보고 그 문제가 해결할 수 있는 건가? 해결하면 감정이 나아지나? 또 생각해보는 거예요. 근데 막상 그렇게 해보면 내가 나열해놓은 것이 해결돼도 감정이 나아지는 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요. 진짜 이유는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 거예요. 그럼 진짜로 나는 왜, 왜 힘든 걸까 더 진짜 원인을 파고들어야 해요. 그걸 찾았으면 그땐 정말로 이걸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죠. 그러면 실제로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정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어요. 그럴 땐 해결할 수 있는 건 최소한 몇 개라도 아주 작게라도 실천해보려고 해요. 근데 만약 그게 정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라면 그냥 포기해요. 단념해요. 그러면 훨씬 나아요. 물론 그 포기도 쉽지 않을 때도 많은데 그래도 그러면 훨씬 나아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