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컨셉진 인터뷰 프로젝트: '당신의 지금'을 기록합니다.
세 번째 질문
지금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1. 짝꿍
제일 친한 친구이자 연인이고 성장의 원동력이자 쉴 곳이며 기둥 같은 존재에요. 제가 참 좋아합니다. (웃음) 지금 제가 가진 안정감이나 생각의 깊이, 부드러우려고 노력하는 목소리 같은 건 10년간 짝꿍과 함께 대화하며 성장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10년간의 그 대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열심히 대화해보려고 합니다.
2. 이야기
사실 처음 떠올린 건 SF였어요. 언제 봐도 모든 것을 다 잊을 수 있게 해주는 공상과학 소설! 영화! 너무 좋아요. 근데 생각하다 보니 전 픽사의 애니메이션도 너무 좋아하고 웹툰도 좋고 이야기라면 다 좋아하네요. 거대한 세계관일수록 좋고 현실과 먼 이야기일수록 더 좋아요.
3. 하늘
꽤 좋아해요 하늘. 하늘 사진만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어요. 몇 년 전에 하도 직장인들이 힘드니 하늘을 언제 올려다봤니 같은 문구가 많이 보였었는데, 그때부터였는지 그 전부터였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하늘은 매일매일 다르게 예쁘고 매 장소 매 순간 달라서 좋더라고요.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4. 아쉬탕가 요가
이건 꽤 최근에 좋아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도 요가를 하긴 했었는데 아쉬탕가니 빈야사니 뭐가 뭔지 잘 몰랐었거든요. 근데 아쉬탕가 수업을 제대로 몇 번 듣고 나니 이게 꽤 매력 있더라고요. 저는 한 동작을 10번, 20번 반복하는 게 너무 싫은데 요가는 여러 개 동작이 이어진 한 플로우를 여러 번 반복하는 형식이라 좋았어요. 게다가 아쉬탕가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보다는 호흡에 맞춰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데 성격 급한 저한테 딱 맞았죠. 그리고 아쉬탕가는 기본적인 자세와 순서는 정해져 있고 한 시간 짜리 플로우를 매일 하는 건데, 사실 이게 이틀에 한 번만 해도 몸이 다시 고대로 다 굳어버려서 어제 되던 동작도 안되거든요? 근데 한 시간을 하고 나면 또 그 동작이 되고 그렇게 1~2주 하고 나면 안 될 것 같은 동작이 되는 거예요. 참 신기하죠. 모든 게 이렇게 계단식일 텐데 이런 성실함의 미학을 어릴 땐 몰랐다는 게 참 아쉽네요. 무튼 그래서 아쉬탕가 좋아해요.
5. 동물
마지막은 뭐가 있나 생각하다 보니 제가 정말 언제 어느 때나, 아주 화가 나는 순간에 봐도 저를 웃게 하는 건 동물이에요. 강아지라고 하기엔 고양이도 기린도 코끼리도 다 좋아해서 동물이라고 썼어요. 그렇게 좋아하는데 사실 아직 한 번도 동물과 함께 살아본 적이 없네요. 어릴 땐 엄마가 안 좋아하셨고 혼자 살고 나서는 엄두가 안 나서 저질러 보질 못했던 것 같아요. 약간 뭐랄까.. 좋아하는데 실제로 키울 생각은 못하는.. 마치 우주에 가고 싶다! 란 꿈같은 그런 존재였죠. 어쨌든 계속 좋아해왔어서 유튜브로 인스타로 동물 영상을 보고 가끔 집 앞 공원에 산책 나온 강아지들과 놀다 들어오곤 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나 좋아하고 평생 좋아했는데 한 번도 같이 살아볼 시도를 하지 않다니 이건 너무 나의 감정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아 생각해보니 짝꿍도 그러더라고요. 니가 너무 강아지를 좋아하고 맨날 강아지 영상만 보고 있어서 다음 이사갈 집은 꼭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곳에 가야할까 생각했다고요. 그때까지도 키울 수 있을 거란 엄두도 못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아까 말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막상 키우려니 일단 지금 집은 동물과 함께 살 수 없는 집이고, 반려동물을 가게해서 구매하고 싶진 않고 유기견을 데려오고 싶은데 잘 모르겠으니 그건 더 엄두가 안나고..! 그래서 일단은 관련 계정을 팔로우하며 계속 지켜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