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글을 쓸 때는 일부러 각잡고 쓸 때보다 생각이 흘러 넘쳐서 글로 풀어낼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엔 글을 써야지 각을 잡아도 생각이 흘러 넘치질 않는다고 해야하나.. 태국 여행 다녀온 것도 글로 너무 남기고 싶었는데 갔을 때 안썼더니 다녀와서 몇달이 지나고 심지어 태국을 한번 더 다녀왔는데도 글이 안써진다. 이직한 후의 나의 삶에 대해서도 뭔가 써야지 싶었는데 크게 생각이 안넘친다.
고뇌가 줄었나? 현재가 만족스러워서 크게 고민이 없나? 좋은게 맞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건가 싶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예전에 이런 문장을 쓴적이 있다.
고민은 괴롭지만 고민 없이 지나가는 시간도 유해하다.
내가 불안한건 아마 이런 맥락이리라. 안주하고 있는 순간에 대한 불안함. 고민하지 않으면 성장이나 변화가 없기 마련인데 아무런 일 없이 머무르고 있지 않은가 하는 불안함. 매일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문득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들이 아마 나를 움직이게 하고 성장시키는 거겠지.
좀 더 생각을 해보니 이직 후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느라고 거기다 에너지를 모두 써서 그 외에 고민하거나 성장할 일이 없었나 싶기도 하다. 일 하고 남는 시간에는 또 열심히 아무것도 안하고 에너지가 좀 생기면 열심히 또 여행다녔으니까 허허
그리고 또 쓰다보니 하나 깨닫는 것은 생각이 흘러 넘쳐 글을 썼었다.고 얘기했는데 글을 시작하니 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구나. 닭이냐 알이냐 처럼 글과 고뇌는 이어져 있는 것이었다. 뭐가 먼저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거였네.
나는 이렇게 두서없고 주제 없고 생각의 흐름대로 쓰는 글을 좋아한다. 는 것을 이제서야 굉장히 크게 깨달았다. 예전엔 너무 두서없이 썼네 아이고. 또 그랬네.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걸 좋아해서 써야하는 글이 쓰기 싫었던 거였다. 하하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글을 썼던 것 또한 이렇게 생각나는대로 막 쓰고 싶어서 였지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