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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21. 2016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이야기

그와 나는 토론하는 것을 즐기곤 하는데 시간만 나면 우리도 모르게 어떠한 이슈에 대해, 어찌 보면 쓸데없는? 토론을 하고 있다. 단어의 정의 같이 간단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법, 정치, 미드 주인공이나 사회적인 이슈까지. 물론 정치 얘기 같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서는 열심히 듣거나 지루해하곤 한다 ㅋㅋ


열심히 둘이 만담처럼 토론하다 보면 결론이 안 나거나 투닥거리게 될 때도 있지만 그냥 그렇게 이야기 함으로써 내가 고민해서 살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평소에는 그냥 살아지고 있었다면) 그럴 때가 아니면 원천적인?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렇게 까지 고민하지 않으니까.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할 문제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좀 더 어렸을때 음 학생때는, 직장을 다니기 전에는, 멍때릴 시간도 있었고 생각할 시간도 있었기때문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도 해보고 했던 것 같지만 요즘엔 이렇게 누군가와 토론하지 않으면 혼자 고민할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머리아프고 복잡한 문제들이긴 할테지만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하고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굳이 주장하게 될 일이 없더라도 '내 생각'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엔 조카들을 자주 보다 보니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나중에 부모가 되었을때 아이에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튼, 이번 여행을 가서도 어김없이 몇백 분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에는 내가 여성이라서인지 딸 부잣집 셋째라서 인지 모르지만 관대할 수는 없는 주제에 대해, '페미니스트'란 것에 대해 격한 토론이 이뤄졌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였을까? 그의 인식 속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꽤나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느끼고 어쩐지 속상? 해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다보니 토론이 시작되었다.


가장 크게 대립했던 부분은 제니퍼 로렌스가 한 이야기 중에, 페미니스트라고 본인을 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페미니스트는 평등을 주장하는 것이니 오히려 페미니스트가 아닌 사람들을 성차별주의자라고 불러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나는 이랬다. 


페미니스트는 기본적으로 서양에서의 여성의 참정권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고 평등을 주장하는 것이 맞다. 일반적으로(아직까지도) 여성의 인권이 남성의 인권보다 낮은 경향이 많다 보니 여성의 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더' 생겨나게 된 것이며 그러다 보니 여성주의,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된 것이지 기본적으로는 평등주의다.


그는 이랬다. 


평등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본다. 여성의 인권이 낮은 부분이 더 많기는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부분들도 많다. 그러한 부분들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는 한 평등 주의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정의가 평등주의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면 성차별주의자.라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 


사실 그의 이야기는 맞는 말이었는데 뭔가 억울했다 ㅋㅋ 나는 같이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여성들의 인권을 신장시키는 활동을 하는 것만도 벅찬데 남성 인권은 본인들도 함께 노력해야지 그 사람들한테 해달란 거냐!!! ㅜㅜㅜ ㅋㅋㅋㅋ 라며 승질을 냈다. (토론하다 보면 사실 항상 내가 꼭 흥분한다. =_= 어쩔 수 없다 내 성격이 그렇다..) 하지만 곧 흥분을 가라앉히고,, 내가 너무 얕게 생각한 것은 인정. 제니퍼 로렌스의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을 성차별주의자라고 불러야 한다. 는 말은 너무 극단적이고 흑백논리가 맞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여성 인권 신장은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의 성역할 인식에 대한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도의 결론에 이르러 토론이 마무리되었다. 


실제로 조카가 유치원에서 '아빠 다리 엄마 다리'를 배워온다거나 (엄마 다리는 다리를 옆으로 다소곳이 하는 자세였다..) 무거운 짐을 나를 일이 있을 때 남직원들만 소집한다거나. 한국 사회에는 (전 세계적으로도) 잘못된 인식들이 만연해 있다. 심지어 잘못되었단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도 많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잘못된 습관이나 자세도 잘못된 부분을 인지만 해도 조금은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아는 것만으로 뭐가 변하나, 보다도 아는 것만으로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가능성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역할에 대한 인식들도 지금 당장 변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인지하고 잘못된 것이란 것을 깨닫고 조금씩 나아지면 좋겠다. 


+열띤 토론을 한 다음날, 한 페북 페이지의 영상을 보았는데 우리의 열띤 토론을 뭔가 너무나 잘 요약해준 것 같아서 정말 속이 시원했다. 꼭 한번 클릭해서 보길..!! 


https://www.facebook.com/creal20/videos/55002611184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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