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척, 마른 내면
“내 눈치는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끔찍이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아낀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쩌면, 너무나 나를 사랑해서
남들에게도 그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던 걸까.
나는 늘 갈증이 있었다.
조급하고, 성질 급하게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그 마음은
인정받고 싶은 갈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나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게 컸다.
4대보험공단에 가고 싶었던 이유도,
뭔가 그럴싸한 직장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날 더 괜찮게 봐줄 것 같아서였다.
“우와, 거기 다녀?”
그 말 한마디에 위로받고 싶었다.
가난했던 원가정을 떠나 새로운 가정은 행복하길 바랐기에,
나는 ‘평균선 위에 올라타야 하는 여자’였다.
그렇게 나는 내 눈치를 보지 않고, 남의 눈치를 보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원해 줄 법한 것을 바라보았다.
그때는 그게 진짜 나인 줄 알았다.
조건은 그럴듯했고,
목표는 듣기에도 멋졌으니까.
내 목표를 말하면 누구나 나를 칭찬했다.
“와, 너 멋있다.”
아직 이룬 것도 아닌데,
나는 이미 이룬 사람처럼 보상을 받았다.
공공기관에 들어갔을 때도 계약직이라는 사실보다
공공기관 직원’이라는 타이틀이 나를 빛나게 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여러 SNS에 자랑했다.
“나 이렇게 잘났어.” 보여주고 싶었다.
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내 눈치를 보지 않아서였을까.
나는 속이 텅 빈 채로 부풀어 있었다.
겉피부는 수분으로 가득해 보였지만,
속은 완전히 메말라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묻는다.
“내 눈치는 누구의 것일까?”
조금은 어색하지만,
나는 이제 나를 눈치보기 시작했다.
남들의 눈에 잘 보이기보다 내 눈에 들고 싶은 사람.
내가 나를 눈여겨보며 살아가는 연습,
그게 내가 다시 찾은 ‘내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