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에서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
요즘 저는 이직한 회사로의 출근을 기다리며 백수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최근에 제가 마사지샵에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 직원 분이 당연히 제가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무슨 일 하시냐고 묻더라고요 ? 저는 거따대고 "무직입니다" 라고 대답했어요.
제 대답 이후에 피차 서로 어색해졌는데 .. 생각해보면 백수라고 하면 신나보이는데 무직이라고 하니 사뭇 씁쓸함을 주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부터 누가 물으면 백수라고 하는게 어떨까해요.
그냥 안맞았던거지.
저는 다시 맞는 조각을 찾아나서려고요. 그 조각에 맞추어가며 살아가게 될 수도 있겠지만요.
딱 맞는 조각은 아니였던거죠. 딱 맞는 조각이 어딨겠냐만은 ? '이 조각이 맞나' 하면서 맞는 포인트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과정속에서 일을 해왔고 결국에 진짜 다른 조각이라는걸 알게 된 순간에 결심한거라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한 만화가가 학교에 강연을 왔었어요.
그 때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저는 그 때 제 꿈이 꽤나 구체적이라고 생각했고 속으로 설레하며 "문구류 디자이너가 되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제 대답에 그 분은 직업은 꿈이 될 수 없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자기 꿈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던 고등학생에게 꽤나 청천벽력같은 말이었죠. 제 꿈이 꿈이 될 수 없다니. 그걸 미리 말해주는 이가 없었다니..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일찍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도 생각해요. 그 때부터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제 꿈이 꽤나 넓고 커졌거든요.
그 후로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들은 구체적이지 않아도 큰 몸집을 가지고 있어요. 남들이 비웃을만한 큰 목표더라도 저는 도달할거고 도달하고나면 비웃었던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걸 알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운이 좋게도 제 주변에는 지금 저의 꿈을 비웃는 사람들은 남아있지 않답니다.
제 꿈은 여전히 딱히 이렇다 할게 없어요.
굳이 말하기 위해 찾자면 제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같이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 ? 꽤나 거창해보이네요 말하고나니까.
제가 지금 해야하는 건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인 것 같아요. 그 때에 내가 하는 일들에 힘을 실어줄 멋진 사람이 내가 되어 있는 것, 제가 바로 그 준비물이랄까요. 그러기 위해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해요. 성장하기 위해 저는 아주 많은 일을 벌려요. 일만 벌리고 안하는 사람들 많죠. 그게 접니다.
그래서 저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것들을 끝까지 해내게 하는 장치들까지 함께 마련합니다. 이 방법은 꽤 쓸모있게도 저에게 많은 완료 리스트들을 만들어줬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 방법을 *디벨롭해나갈 예정입니다 ! 이런식으로 뚱땅뚱땅 걷다보면 언젠간 큰 Goal에 도달하지 않겠어요 ? 증명이 필요할 때 증명할 수 있게.
*디벨롭: IT회사에 근무중이라면 하루에 수도 없이 들을 develop, '발전시키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웃기게도 IT 회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멋져보이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 단어가 아니면 찰떡같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단어가 생활에 베어버렸다 .... 만약에 멋진 척으로 보이신다면 짚어주세요. 무척 머리 아파할 것입니다.. ^^
제 애장품은 단어장이에요 !
제가 무언가 일을 벌려놓고 하게끔하는 장치들을 만든다고 했잖아요. 그 장치중 하나로 매주 화요일 화상전화 모임이 있어요.
홀린이라는 친구와 매주 화요일에 페이스톡이나 페이스 타임으로 만나서 저번주에 뭐했는지 이번주에 무엇을 할건지 같이 이야기해요. 설명할 것들이 많지 않을 때는 종종 영어로 이야기 하기도 해요. 하기로 했던 것들을 무조건 다 할 필요는 없고요. 부담없이 매주 화요일 30분 정도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러면 안 한 것들이 아쉬워지고 매주 다시 마음 먹게 되거든요. 엄청 단순한데 꽤 다양한 영향을 주더라고요. 최근에는 새로운 친구가 합류했어요. 이 단어장이 바로 그 친구가 저와 홀린에게 준 물건이에요.
홀린은 단어장에 애정하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의 내용을 영어로 내려적고 틈틈이 소리내어 읽으면서 공부해요. 홀린 브이로그에서 영어공부법으로 이 방법을 추천하는걸 보고 그 친구가 '시도해보자 !' 하고 사서 나누어줬어요. 저는 이 노트 앞면에는 제가 좋아하는 영어 문장을 적었어요 ! 꾸준히 해보려고요. 저에게 잘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에 제가 벌려놓은 것들이 그것들을 위한 장치들이 계속 저를 나아가게 한다는 거예요.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저는 어제보다 오늘 더 낫긴 하거든요. 내가 벌린 일을 해내고 싶어서 만든 장치(사람과의 관계일 때가 많음)들이 나에게 선물로 돌아온다는게 참 소중한 것 같아요.
그 선물 중 하나가 이 영어단어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