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마케터, 그게 뭔데?
IT스타트업에서 사수 없이 살아남기 #1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공통 질문이 있다. 바로 'CRM 마케팅'에 대한 질문이다.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거냐고? 천만의 말씀. CRM 마케팅이 궁금한 게 아니라, 마케팅은 들어봤어도 CRM 마케팅은 처음 들어봤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IT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회사 뿐만 아니라 내 직무도 CRM 마케터로 바뀌었다. 나 역시 이 일을 하면서 CRM 마케팅이 뭔지 모르는데, 친구들은 오죽할까 싶다. 오늘은 지인과의 만남에서 CRM 마케팅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웠을 CRM 마케터를 위해 (특히 나를 위해) CRM 마케팅과 CRM 마케터가 하는 일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자 한다.
CRM의 풀네임은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 관계 관리)이다.
이 말을 풀어쓰면, 유저의 데이터와 서비스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1) 신규 고객의 단골고객화 2) 단골 고객의 LTV 극대화 (이탈 방어)를 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CRM은 크게 3가지 업무로 나눌 수 있는데, ① 혜택을 설계하는 프로모션이나 ② AARRR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운영하거나 ③ 제품 피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이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기 보다는, 어떤 서비스에서 CRM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진행해볼 수 있다. 프로모션은 1회성 단기 캠페인에 조금 더 가깝고, AARRR을 개선하는 캠페인이나 서비스 제안은 자동화된 장기 캠페인의 성격을 가진다. 3가지를 진행하기 위해서 대게 Braze나 Amplitude와 같은 솔루션이 필요하다. (비쌈...)
즉, CRM 마케팅의 목표는 유저의 니즈와 pain point를 이해하고 최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회사의 고가치 & 충성고객을 만들어야 한다. 목표가 거창해 보이고 어려워 보이지만, 내용을 잘라서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첫번째, '유저의 니즈와 pain point를 이해하고 '
: 이 말은, 누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DA와 밀접하게 일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두번째, '최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회사의 고가치 & 충성고객을 만들어야 한다'
: 고객군을 어떻게 나눌 수 있고, 각 고객군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혜택/동선은 무엇인가? 초기 가입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과 단골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달라야 한다. 시나리오 설계를 마쳤다면, 실제 CRM 캠페인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가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은 무엇이고 어떤 메시지로 고객에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앱 푸시
인앱메시지
플러스친구
알림톡/친구톡
LMS
eDM
회사마다 관리하는 채널이 상이하지만, 대부분의 앱 서비스는 주로 짧은 문구가 기반이고 앱의 랜딩페이지로 빠르게 넘어가는 앱푸시와 이미지가 중요한 인앱배너를 사용한다.
다만, 앱푸시는 (광고)를 표시하고, 문구가 끝나고 수신거부를 명시해야 한다. CRM도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광고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광고 푸시 전송을 제한하기에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큰 편이다. 만약 야간푸시동의를 받는다면, 밤에도 푸시를 보낼 수 있고, 마케팅 수신 동의률을 관리하는 것도 CRM 마케터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cf. 퍼포먼스 마케팅과 차이가 있다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외부에서 신규 고객을 데려오고 (Acquisition)
CRM 마케팅은 내부에서 신규 고객을 단골고객으로 그리고 오-래 남긴다 (Activation, Retention)
애초에 마케터가 글쓰기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 직업이지만, 앱푸시를 하면서 생각 이상으로 카피라이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앱푸시의 경우 휘발성이 강해서 짧은 순간에 고객의 흥미를 사고 클릭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앱 서비스의 푸시를 받아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그재그, 에이블리, 29cm, 마켓컬리, 쿠팡, 배달의 민족, 네이버웹툰에서 영감을 받고 있다. 애용하는 앱에서 자주 방문하고 결제도 하면 LTV를 이해하는 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CRM 마케팅의 장점과 단점을 간략하게 보자면, 장점은 실험의 주기가 빠르고 성과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성격이 급한 마케터에게 (본인 포함) 강추이다. 성과는 오픈율과 전환율을 주요 지표로 설정하는 데, 개인화가 되어 있는지가 성과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1회성 캠페인과 다르게 정기 캠페인은 주/월별로 보고 있는데, 주 단위로 보는 것과 월 단위로 보는 것은 또 다른 차이가 있어서 월간 회고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다. 이 부분은 다음에 꼭 이야기 해보고 싶다. 반면 성과가 빠른만큼, CRM은 실수를 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앱 푸시나 플러스 친구는 발송 후 회수가 어렵기 때문에, 카피, 링크, 타겟, 발송 시점, 목표 등을 5번 이상 확인해야 한다.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지금까지 간략히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CRM 마케팅의 기획/실행/성과 전반적인 과정을 다뤄보려고 한다. 특히 성과와 월간회고는 우당탕탕 많이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다. 다음 번에는 그 유명한 AARRR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