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오늘 하루는 성실하게 #5
지인에게 선물했던 책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에 도움이 될만한 문장을 책 어딘가에서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읽는 내내 밑줄을 치고 필사를 하고 싶을 정도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커리어에 고민이 많고 힘이 빠질 때 이 책을 읽노라면 ( 뼈 아픈 조언에 움찔하기도 했지만 )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
지금은 책방마님으로 계신 최인아 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최근 다시 읽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직을 막 끝내고 새로운 회사에 적응해야 했던 시기여서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지금은 회사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뒤여서 그런지 책의 내용이 다르게 다가왔다. 지난주 드디어 작년 연말평가가 끝났다. 이제야 2024년을 떠나보낸 기분이다. 새해가 되었어도 마음 한 구석에 미처 떠나보내지 못한 짐이 있었는데, 지금은 후련하게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결과를 들은 날, 마음속에 담아둔 감정은 모두 털기로 했다. 감정을 털어내고 비어낸 곳은 헛헛하지 않도록 다음 문장을 가슴속에 담아두었다. 이 문장은 나를 위로해 주었다.
프로가 되고 싶고 프로로 인정받고 싶다면 프로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는 나를 위해 일하고 결과로써 기여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조직이나 세상이 우리의 노력을 즉각 알아주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기 바랍니다. 오히려 마음속에 이런 오기, 배짱 하나쯤 품으면 좋겠어요. '당신들은 나를 알아주지 않는군. 하지만 좋아. 언젠가는 나를 인정하게 해 주지!'라는.
5년 차가 되어가지만 2년 이상 다닌 회사가 없다 보니 연말 평가를 온몸으로 느껴본 게 정말 오랜만이다. 조직의 일원이 된다는 거는 이런 기분이었지. 이 회사 저 회사 옮겨 다니며 전전긍긍하던 그때와 달리, 회사에 적응하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동료들과 나누며 한 해를 보내니 기분이 묘하다. 한편으로는 조직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생겼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회사마다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일하는 태도가 중요한 건 어딜 가나 똑같은 거 같다. 신입한테 중요한 건 태도이고 대리~과장 즈음 되면 경력 기술서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을 할 때 무슨 태도로 일하느냐는 그다음에 만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혹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가 대기업으로 오니 내가 하는 일의 범위가 작아 보였다. 이렇게 좁은 일만 해도 되는 걸까? 고민도 되었지만, 이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이 모습을 발견한 누군가 다음에 나에게 와서 또 다른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을까?
광고업계에서 29년 간 일을 했던 저자는 브랜딩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또렷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브랜드는 (실체를 바탕으로) 인식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나를 브랜드로 본다면, 나는 지금 일하는 곳에서 팀장과 본부장, 함께 일하는 동료, 선후배 그리고 고객이 중요한 일이 생길 때 과연 나에게 그걸 맡기고 싶어 할까? 또 나와 함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할까? 선뜻 '그렇다!' 라는 대답이 입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거에요'라는 배짱 하나쯤은 있다.
그러니 올해 목표는 '지금 일하는 곳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선후배가 중요한 일이 생길 때 나를 찾고,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 기대하게 만들기' 이다. 어제 미처 마무리 못한 일이 있었는데, 출근해서 그 일부터 해결하는 것으로 실천을 해보자.